‘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높이뛰기 ‘금빛 도약’에 나선다. 예선을 마친 뒤 직접 시상대 제일 위에 오르겠다는 각오까지 내비칠 정도로 자신감도 넘친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의 새 역사를 파리에서 쓰겠다는 의지다.
우상혁은 지난 7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높이뛰기 남자 예선을 공동 3위(2m27)로 통과했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결선 진출이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 최초다.
“모든 점프가 좋았다”고 자평할 만큼 쾌조의 컨디션이었다. 이날 우상혁은 2m10과 2m15, 2m24까지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가뿐하게 넘었다. 2m27에선 첫 시기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두 번째 시도 만에 넘었다. 이날 예선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2m27을 넘은 선수는 우상혁 포함 단 5명뿐이다.
이날 처음 밟아 본 트랙에 대한 느낌도 좋다고 한다. 우상혁은 “보라색 트랙을 밟자마자 (김도균) 감독님과 딱 눈이 맞았다. 감독님이 ‘오늘 무조건 좋을 거 같다. 너한테 딱 잘 맞는 트랙이니까 지금까지 준비한 거 의심하지 말고 후회 없이 뛰자. 잘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수많은 트랙을 뛰어봤다. (이곳 트랙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진짜 좋은 느낌이었다. 점프도 좋았다”고 했다.
경쟁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거나 이미 탈락한 선수도 있다는 점은 메달 도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는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는 이날 2m27에 도전하다 종아리 근육에 경련이 왔다. 2차 시기에서 곧바로 성공하긴 했지만, 한참을 주저앉아 고통스러워할 만큼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었다. 역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저본 해리슨(미국)은 2m24를 넘지 못해 예선에서 탈락했다. 예선이긴 하지만 공동 3위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우상혁보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몇 안 된다.
자연히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가 찾아왔다. 우상혁은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4위로 아쉽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우상혁은 “2m35로 메달을 못 딴 것은 (올림픽) 역대로 없었던 걸로 안다. 제가 불운의 4위였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에 대한 의지가 그래서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단순히 입상에 만족하지 않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당당히 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2회 연속 올림픽 결선 진출을 넘어 한국 육상 트랙·필드의 새 역사를 써보겠다는 것이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준비한 거 후회 없이 마무리하고 싶다. 파이널에서는 대한민국 선수로서 더 자랑스럽게 뛰어볼 생각”이라며 “파이널에서 제대로 뛰어보고, 이왕 하는 거 (시상대) 꼭대기까지 올라가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한번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결전의 날은 오는 11일 오전 2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