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성적을 낸 한국 사격 대표팀 선수들이 포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한국 사격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은메달 3개를 획득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10m 공기권총 혼성에 나선 박하준과 금지현이 은메달을 따며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이후 여자 10m 공기권총 오예진이 사격 대표팀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10m 공기권총 반혜진과 여자 권총 25m 양지인도 연달아 '금빛 총성'을 울렸다. 10m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인 일론 머스크가 그의 카리스마 있는 사격 모습을 언급해 소셜미디어(SNS) 스타가 됐다.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딴 조영재는 병역 혜택을 반납하고 만기 제대를 선택해 화제를 모았다. 성적과 인기를 모두 잡았다.
사격 선수단은 지난 7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김예지는 많은 취재진과 스포츠팬이 반기자 감격하며 "(일론) 머스크님이 사격을 많이 알려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역대 사격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반효진은 "귀국 전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을 보니 실감이 난다. 앞으로 올림픽을 4~5번 더 나가고 싶다"라며 웃었다.
어느 때보다 성대하고 활기찬 환영식이 펼쳐졌다. 하지만 현재 대한사격연맹(연맹)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달 2일 공식 취임했던 신명주 연맹 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 신 회장이 운영하는 명주병원은 최근 고용노동부에 '임금 체불' 건으로 100건 넘는 신고를 받았다.
이 문제가 공론화되자, 부담을 느낀 신명주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02년부터 한화그룹 지원을 받았던 연맹은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이 회장사에서 물러나자 7개월 후 신명주 명주병원 병원장을 새 회장으로 추대했다.
당장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할 포상금이 문제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금메달 포상금은 선수 기준 5000만원, 코칭스태프 2500만원이다. 은메달은 선수 3000만원, 코칭스태프 1500만원. 이번 파리 올림픽 포상금 총 규모는 3억1500만원이었다.
2024년 예산에서 포상금으로 쓸 수 있는 연맹 예비비는 1억원이다. 연맹은 여기에 신명주 회장이 출연하기로 약속한 3억원 일부를 활용해 포상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3억원을 내지 않은 채 사임 의사를 밝혔다. 향후 연맹 관계자이 신명주 회장을 만나 포상금 지급 문제를 얘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