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우(21·한국체대)가 아쉽게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다. 준결승까지 오르며 결승에 단 한 걸음을 남겨뒀지만, 그 한 걸음을 끝내 내딛지 못했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맞아 치열하게 맞섰으나 끝내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직전 성공시킨 5점짜리 회전 머리 공격도 빛이 바랬다.
서건우는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남자 80㎏급 준결승전에서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이란)에 라운드 점수 1-2(4-2, 9-13, 8-12) 역전패를 당했다. 서건우의 결승 진출 실패로 한국 태권도의 연속 금메달 행진도 마감됐다. 앞서 박태준과 김유진이 연이틀 시상대 제일 위이 섰고, 서건우가 그 기세를 이어가려 했지만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대신 서건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4시 4분 예정된 동메달 결정전을 통해 유종의 미에 도전한다.
기선을 제압한 건 서건우였다. 치열한 탐색전과 공방전 끝에 몸통 공격으로 2점씩 주고받은 뒤, 서건우가 막판 몸통 공격을 또 성공시키며 먼저 라운드 점수를 따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상대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41초 만에 머리 공격으로 3점을 허용하는 등 상대의 집요한 머리 공격에 12점이나 내줬다. 서건우도 머리 공격과 몸통 공격, 상대의 감점을 더해 끈질기게 추격에 나섰으나 결국 2라운드는 9-13으로 밀렸다.
운명의 마지막 3라운드. 서건우는 초반 주도권을 빼앗겼다. 바르호르다리가 먼저 몸통 공격과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0-5로 격차가 벌어졌다. 감점과 머리 공격까지 더해지면서 24초를 남기고 0-9까지 밀렸다. 사실상 승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서건우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몸통 공격으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이어 4초를 남기고 머리 공격을 시킨 데 이어, 2초를 남기고는 회전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단숨에 8-10까지 격차를 좁혔다. 이제 마지막 순간 공격 하나에 대역전 드라마가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서건우의 공격은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의 몸통 공격이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8-12로 격차가 벌어졌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아쉬움이 가득한 패배. 서건우도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