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도루' 1위 두산 베어스가 기동력의 힘으로 변곡점을 만들며 역전극을 썼다. 이유찬과 조수행, 하위 타선에 포진한 두 선수가 진가를 발휘했다.
두산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전날 19안타·12점을 내주며 2-12으로 완패를 당했던 두산은 이날도 초반 3실점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팀 배팅으로 추격을 시작해 기어코 동점을 만든 뒤 6회 말 김재환이 역전 솔로홈런을 치며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두산은 시즌 59승 2무 55패를 기록, 3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이날 승부처는 3·4회였다. 0-3으로 끌려가고 있던 두산은 3회 말, 선두 타자 조수행이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을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 타자 정수빈의 우전 안타가 나왔을 때 3루까지 쇄도해 득점 기회를 열었다. 조수행은 53도루를 기록, 올 시즌 도루왕을 예약한 선수다.
두산은 이어진 상황에서 제러드 영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후속 타자 양의지가 내야 타구를 치며 주자 조수행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공을 처리하던 롯데 3루수 손호영이 포구 과정에서 글러브에 공이 끼며 송구를 하지 못했다. 두산은 4번 타자 양석환이 적시 중전 안타를 치며 2-3, 1점 차로 추격했다.
동점을 만든 득점은 그야말로 두산 육상부의 힘이 빛났다. 두산은 4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유찬이 박세웅을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이어 나선 조수행은 오른쪽 내야에 평범한 타구를 쳤지만, 2루수 앞에서 공이 크게 튕기며 체공 시간이 생긴 틈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해 먼저 1루를 터치,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상황에서 이유찬은 3루를 앞두고 속도를 줄이지 않았고, 그대로 홈으로 쇄도했다. 조수행의 내야 안타가 나온 뒤 잠시 주춤했던 롯데 1루수 나승엽은 한 박자 느리게 홈 송구를 시도했고, 이유찬은 공보다 먼저 홈을 터치했다.
팀 배팅과 주루로 동점을 만든 두산은 '거포' 김재환이 역전 솔로홈런을 쳤고, 이후 불펜진이 이를 지켜내며 '팀 플레이'로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전날(14일) 롯데전에서 주전 3루수 허경민이 파울 타구 처리 중 손가락 부상을 당해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이유찬이 그의 수비 포지션(3루수)을 맡아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맹활약하며 2연패를 끊었다. 8월 8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뜨거웠던 롯데 기세를 꺾은 점도 의미가 있다. 1승 이상의 수확이다.
경기 뒤 이승엽 두산 감독도 "4회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득점을 올린 이유찬도 칭찬하고 싶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