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무대로 진출한 K리그 출신 재능들의 ‘성공신화’가 또 탄생하는 분위기다. 지난 시즌 배준호(21·스토크 시티)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면, 이번 시즌엔 엄지성(22·스완지 시티)이 또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광주FC를 떠나 스완지 시티로 이적한 엄지성은 초반부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챔피언십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받은 그는 데뷔 2경기 만인 지난 14일 질링엄(4부)과의 카라바오컵에서는 유럽 진출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어진 챔피언십 2라운드 프레스턴 노스엔드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PK)을 유도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현지에선 벌써 극찬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지 매체 웨일스온라인은 프레스턴전을 마친 뒤 엄지성에 대해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로 상대 수비진을 훌륭하게 흔들었다. 지난주보다 훨씬 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고, 덕분에 엄청난 활약을 펼쳤고, PK도 유도했다”고 평가했다. 스완지 시티의 현지 팬들도 엄지성의 성 ‘엄(Eom)’을 “이엄”으로 연호하면서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빠르게 현지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현지 적응은 물론 새로운 리그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게 일반적이지만, 이적 직후부터 빠르게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적생' 엄지성에 대한 현지 평가도 좋은 분위기다.
지난 시즌 스토크 시티에 입단한 뒤 맹활약을 펼치며 현지를 사로잡은 배준호의 뒤를 잇는 모습이다. 배준호 역시 지난해 대전하나시티즌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스토크 시티로 이적, K리그에서 유럽으로 직행했다.
첫 시즌부터 펄펄 날았다. 38경기(선발 25경기)에 2골·5도움을 기록한 챔피언십 기록뿐만 아니라 존재감 자체가 ‘에이스’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이적 첫 시즌 스토크 시티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을 정도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배준호는 최근 A대표팀에도 승선했고,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여기에 엄지성도 빠르게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K리그 출신 두 재능이 연이어 유럽 연착륙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국축구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K리그 신성들을 향한 유럽 구단들의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K리그에서 경쟁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수들이라면 유럽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배준호와 엄지성이 연이어 증명해 보인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