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또 한 베이스를 훔쳤다. 최소 경기 40홈런 40도루 역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오타니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멀티 히트와 함게 1도루를 추가했다. 시즌 타율은 0.291로 소폭 올랐다. 최근 홈런과 도루를 기록하면서도 타율이 낮았던 오타니가 멀티 히트를 친 건 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이후 15일 만이다.
1회 첫 타석에서 시애틀 선발 브라이스 밀러에게 파울팁 삼진을 당한 오타니는 두 번째 타석에서 제 몫을 했다. 0-3으로 시애틀에게 끌려가던 3회 말 1사 때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다시 만난 밀러의 5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시애틀 외야진은 우중간을 갈라 펜스까지 굴러간 타구를 처리하느라 고전했고, 오타니는 그 사이 가볍게 3루까지 도달해 3루타로 만들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기록하지 못한 오타니는 이후 잠시 또 침묵했다. 팀이 2점을 쫓아간 4회 말엔 2사 1루 때 타석에 들어섰으나 투수 직선타에 그쳤다. 이어 7회 말 1사 2루 동점 기회 때 네 번째 타석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직선타였다. 시애틀의 불펜 에이스 안드레스 무뇨스의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겼지만, 1루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비록 오타니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베스트 멤버를 되찾은 다저스 타선은 시애틀 투수진을 이겨냈다. 선발 워커 뷸러가 1~2회 석 점을 내주고 출발했으나 4회 말 개빈 럭스와 맥스 먼시가 각각 솔로포를 쳐 1점 차 추격에 성공했다. 이어 7회 말엔 토미 에드먼의 우전 2루타, 무키 베츠의 적시 2루타로 동점까지 성공했다.
다저스는 결국 8회 역전까지 이뤘다. 윌 스미스의 사구, 먼시가 볼넷으로 출루한 다저스는 2사 1·2루 상황에서 왼손 대타 제이슨 헤이워드를 선택했고, 그는 무뇨즈를 상대로 우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 경기를 뒤집었다.
여유있는 상황에서 오타니는 개인 기록도 챙길 수 있었다. 역전 후인 8회 말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대형 안타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장타성 타구였으나 타구가 너무 빨랐던 탓에 단타로 그쳤다. 불운은 발로 채웠다. 오타니는 후속 타자 베츠의 타석 때 기회를 엿보다가 2루 도루를 시도, 가볍게 성공했다. 시즌 38호.
이로써 오타니는 올 시즌 홈런과 도루 기록을 39홈런 38도루로 늘렸다. MLB 역사상 단 5명에 불과했던 40홈런-40도루 기록 달성이 홈런 1개, 도루 2개 차이까지 줄었다. 빠르면 22일 시애틀전에서 바로 이룰 수도 있는 상황.
오타니가 40홈런 40도루를 이룰 경우 이는 역대 최소 경기 신기록이 될 거로 보인다. 그는 올 시즌 124경기에 출전 중인데, 역대 최소 경기 40홈런 40도루 기록은 알폰소 소리아노의 147경기다. 당장 125경기 째에도 달성이 가능한 만큼 넉넉히 신기록을 세울 거로 보인다.
50홈런 50도루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다저스는 21일 경기에서 6-3 리드를 지키고 승리하면서 시즌 127경기 75승 52패(승률 0.591)를 기록했다. 잔여 35경기가 남은 가운데 오타니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아슬아슬하게 50홈런과 40후반대 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 페이스가 조금만 더 빨라진다면 충분히 역대 최초의 50홈런 50도루도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