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전설 베이브 루스(1895~1948)가 '예고 홈런'을 친 경기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역대 스포츠용품 최고가에 낙찰됐다.
ESPN 등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는 26일(한국시간) 1932년 월드시리즈(WS) 3차전에서 뉴욕 양키스 소속이던 루스가 홈런을 쳤을 때 입었던 유니폼이 2412만 달러(319억5000만원)에 헤리티지 경매에 낙찰됐다고 알렸다. 종전 스포츠용품 경매 최고가는 2022년 8월 판매된 메이저리거 미키 맨틀의 야구 카드였다. 1260만 달러.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입었던 유니폼은 지난 2022년 1010만 달러에 거래돼 품목(유니폼) 최고가를 경신했다.
1932년 월드시리즈는 의미가 크다. MLB에서 전설처럼 남아 있는 '예고 홈런'이 나왔기 떄문이다. 루스는 시카고 컵스와의 3차전 5회 타석에서 일명 'The called shot'으로 불리는 명장면을 만들었다. 타석에서 한 쪽 방향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취한 뒤 컵스 투수 찰리 루트를 상대로 그 방향으로 홈런을 날린 것. 비거리는 149m.
양키스는 이 경기에서 7-5로 승리했고, 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 시리즈는 루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무대였으며 3차전에서 친 홈런도 마지막 홈런이 됐다.
헤리티지 옥션의 경매 디렉터 크리스 아이비는 이 유니폼과 루스의 예고 홈런에 대해 "야구 역사뿐 아니라 미국 연사, 대중 문화 역사를 통틀어 매우 역사적인 순간이다. 우리는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이 순간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헤리티지는 루스가 이 유니폼을 1940년 즈음 친구에게 선물했고, 2005년 경매에 부쳐져 94만 달러에 낙찰됐다. 당시엔 1932년 월드시리즈에서 입은 유니폼으로만 소개됐고, 예고 홈런이라는 서사가 빠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