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규(31·14기)가 지난 22일 미사리 경정장에서 열린 하반기 첫 대상 경정(스포츠경향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경주는 18회 차부터 32회 차까지 성적 상위자 12명이 21일 예선전(14·15경주)을 펼치며 시작됐다. 모처럼 대상 경주 예선전에서 모습을 보인 길현태·장영태·정민수 등 '1기' 노장 선수들이 몇 명이나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들은 19·40번 등 좋은 성능을 갖춘 모터를 배정받기도 했다.
예선전부터 이변이 속출했다. 14경주는 각각 1번과 2번을 배정받은 심상철과 조성인의 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평균 착순점(도착한 순서에 따라 차등적으로 주어지는 점수) 7.32점으로 기록이 좋은 10번 모터를 6번 길현태가 배정받았고, 그가 역습을 시도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이어진 15경주에서도 1위는 예상대로 박원규가 차지했지만, 인기 순위 4위였던 장영태가 입상에 성공하며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결승전 출전 명단엔 박원규·길현태·심상철·장영태·김민천·정민수가 이름을 올렸다. 결승전 주요 관전 포인트는 예선전에서도 1번을 배정받아 1위를 차지했던 박원규의 우승 가능성, 평균 착순점 7~8점 대 '최상급' 모터를 배정받은 길현태·장영태·정민수의 활약 그리고 '최강자' 심상철의 수성 여부였다.
최근 물오른 기량을 보여준 박원규가 완벽한 스타트를 해낸 뒤 '인빠지기(1번 코스 선수가 1턴 마크에서 가장 먼저 선회한 뒤 앞질러 나가는 기술)'로 일찌감치 선두 자리를 꿰찼다. 침착하게 찌르기로 안쪽을 공략한 길현태는 2위를 지켜냈다.
3위 자리를 두고 접전이 펼쳐졌다. 붙어돌기로 승부수를 던진 심상철을 상대로 최상급 모터를 배정받은 장영태와 정민수가 거침없이 추격에 나섰다. 2주 1턴 마크에서는 장영태가 위협을 가했고, 마지막 2주 2턴 마크에서는 정민수가 역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심상철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원규는 2017년 신인왕전에서 1위에 오른 뒤 처음으로 대상 경주에서 우승하며 상금 1000만원을 수상했다. 박원규는 "1번을 배정받아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긴장을 많이 해서 힘들었지만, 출발에 집중하고 한 바퀴만 잘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수면에 나섰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원규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지만, 항상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기도 하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도 전했다.
임병준 쾌속정 팀장은 “이번 대회는 대상경주에서 잠시 멀리 떨어져 있던 1~2기 원년 강자들이 결승전에 진출하며 본인의 기량과 노련미를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라고 관전평을 전하며 "14기로 비교적 젊은 박원규의 첫 대상경주 우승이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다. 하반기 남은 기간에도 선전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