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선두 경쟁을 펼치던 포항 스틸러스가 주춤하고 있다. 최근 K리그 4연패 늪에 빠지면서 6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여기에 전력에도 심각한 누수마저 생겼다. 이호재(24)와 이동희(24), 두 명의 선수가 수술대에 올라 3개월 정도 전열에서 동반 이탈하게 됐기 때문이다.
포항 구단은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동희와 이호재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구단에 따르면 이동희는 지난 10일 훈련 도중 우측 쇄골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사흘 뒤 수술대에 올랐고, 복귀까지는 약 3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여기에 이호재마저 지난 17일 전북 현대 원정 경기 후 좌측 발목 인대 등의 부상 진단을 받아 결국 지난 23일 수술을 받았다. 이호재 역시도 복귀까지는 3~4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이동희와 이호재 모두 K리그나 코리아컵 등 국내 리그나 대회는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하필이면 공수의 핵심 선수들이 동시에 이탈하는 악재가 찾아왔다. 센터백 이동희는 이번 시즌 K리그1 23경기(선발 22경기)에 출전했다. 출전 시간으로 따지면 팀 내에서 4번째(1994분)로 많다. 공교롭게도 이동희가 전열에서 이탈한 뒤 포항은 공식전 4경기 연속 멀티 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호재는 이번 시즌 출전한 K리그1 27경기 중 선발 출전 수는 9경기지만, 9골·4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인 공격 자원이다. 이동희의 이탈과 맞물려 수비가 허술해졌다면, 이호재의 이탈까지 더해지면서 포항은 창끝마저 무뎌진 상태다.
더 큰 문제는 포항이 여전히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고, 다음 달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도 시작된다는 점이다.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코리아컵 4강 2차전 결과에 따라 코리아컵 결승전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최상의 전력을 꾸려야 하는 시점에 생긴 심각한 전력 누수에 박태하 감독과 포항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핵심 미드필더 오베르단의 막판 시즌 아웃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터라 팬들의 한숨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