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28·FK 츠르베나 즈베즈다)이 네덜란드 최고 명문 구단인 AFC 아약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아약스가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을 통한 영입을 추진 중이라는 건데, 만약 아약스로 향하게 되면 즈베즈다와는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된다.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이끈 직후이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매체 스포르트클럽은 29일(한국시간) “아약스가 황인범의 바이아웃 700만 유로(약 104억원)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선수도 (연봉 등) 개인 조건에 만족하고 있고, 다년 계약 체결을 원하고 있다”며 “황인범은 즈베즈다에 잔류하기보다는 아약스와 곧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또 다른 세르비아 매체에서 나왔던 황인범의 잔류 전망과 정반대되는 보도 내용이다. 황인범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보되/글림트전을 마친 뒤 “이적시장이 끝나기까지는 3일 정도 남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겠다”며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으나, 현지에선 황인범이 즈베즈다에 잔류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황인범을 둘러싼 구체적인 이적설이 없던 상황이라 자연스레 황인범의 즈베즈다 잔류에도 무게가 실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아약스가 바이아웃을 통한 황인범 영입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바이아웃 금액만 지불하면 구단 간 이적료 협상이 필요 없는 데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개인 조건 등도 어느 정도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이제 황인범의 결심만 있으면 아약스 이적 협상도 금세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즈베즈다 입장에선 지난 시즌 세르비아 리그 최우수 선수이자 에이스인 황인범의 이탈이 아쉬울 수 있겠으나 결과적으로는 아름다운 이별로 남을 수 있다. 황인범이 팀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이끈 뒤 팀을 떠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 황인범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 2차전에 모두 출전해 활약했고, 팀을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로 이끌었다. 사실상 마지막 미션을 마친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
구단에서도 황인범의 이적을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마르코 마린 즈베즈다 단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이미 몇 가지 제안을 받았다. 우리는 황인범과 함께 팀을 위한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황인범이 이적을 원한다면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다. 아마도 우리는 그를 보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변수가 있다면 즈베즈다 구단의 마지막 설득이다. 이적시장 막바지 황인범이 떠나면 팀 전력이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고, 대체자 영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스포르트클럽도 “즈베즈다 입장에선 팀 전력이 급격히 약해질 수밖에 없고 적절한 대체자를 찾기도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즈베즈다 구단은 황인범을 챔피언스리그 예선이 끝날 때까지 잡아뒀다. 잔류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지만 팀을 떠날 가능성보다는 적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약스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우승만 36회(최다)를 차지한 네덜란드 최고 명문 구단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우승 타이틀을 놓치면서 새 시즌 반등에 도전하고 있다. 바이아웃을 통한 황인범 영입을 추진하는 것도 흔들리는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아약스에서 유럽 빅리그로 직행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황인범에게는 반가운 요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