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육기자연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과 공동으로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용철 서강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토론자로는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설동식 한국축구지도자협회 회장, 김세훈 경향신문 기자가 참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승부조작 사범의 대규모 사면 논란부터 시작해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의 ‘깜깜이 선임’ 문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와 홍명보 신임 감독 선임 관련 논란까지 연이어 행정 난맥상이 터져나왔다.
한준희 부회장은 부회장은 "그간 우려를 낳고 혼란스러웠던, 잡음이 있었던 사안에 대해 협회 일원으로 무조건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기대치가 큰 만큼 욕을 많이 먹는다는 것에도 공감하고,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지나친 왜곡, 과장이 있거나 갈등과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비난에 대해선 수긍할 수 없는 점도 많이 있다" "비난할 때 협회의 시스템이 잘못돼 문제가 있는지, 현장·사회의 문제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구분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를 들자면 최근 대한축구협회의 연간 징계 건수를 타 협회와 비교하면서, 축구협회의 징계 건수가 월등하게 많은데도 협회 운영 관련 평가 점수가 잘 나왔다며 비판한 경우가 있다”고 예를 들었다.
한 부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징계는 협회 임직원에게 내려진 징계보다 동호회 경기 및 축구협회 주관 경기 현장에서 나온 선수들에 대한 징계가 절대다수인데, 선수와 지도자 등 등록 관계자 숫자가 축구가 타 종목에 비해 월등하게 많기 때문에 숫자 자체는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단순 수치로만 비교하면서 마치 축구협회의 직원과 임원들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꼴로 징계받을 일을 저질렀다고 호도하는 건 잘못됐다고 짚었다.
대한축구협회의 잘못된 실무와 방향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설동식 회장은 "축구협회 시스템 자체가 붕괴했다. 현장 지도자들과 교감도 전혀 없고, 의사소통이 단절됐다"면서 "협회에서 현장 목소리를 듣고 행정에 반영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정우 국장은 "축구협회를 비롯한 한국 체육 단체들이 환경 변화에 무지한 것 같다. '결과 지상주의'에 갇혀 시대에 뒤처졌다"면서 "운영에서 선수와 지도자가 배제되는 것은 물론, 팬이나 국민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도 아쉽다"고 평가했다.
현재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며, 이 국장은 감사를 이달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국제 축구계에서 20년 전 패러다임은 대체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축구계는 20년 전 성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약화한 축구협회의 다양성이 거버넌스에도 영향을 미쳐 여러 어려움을 자초하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