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비싼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에서 2이닝 2실점으로 기대 이하 결과를 남겼다. 그래도 구속과 투구 수 소화에선 목표를 채우면서 빅리그 복귀에 청신호를 켰다.
야마모토는 4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의 치카소 브릭타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마이너리그 트리플A 경기에서 오클라호마시티 베이스볼 클럽(다저스 산하 트리플A 구단) 소속으로 슈거랜드 스페이스 카우보이(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A 구단)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했다. 2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직구 최고 156㎞/h와 함께 투구수 53구를 소화해 빅리그로 돌아올 조건들을 채웠다.
실점이 말해주듯 만족스러운 경기 내용은 아니었다. 야마모토는 1회 선발 등판하자마자 상대 선두 타자 그레이 케싱어에게 볼넷을 내줬고 후속 타자 트레이 캐비지에게도 7구까지 던지다 2루타를 맞았다. 두 주자가 모두 후속 타석 때 득점하면서 야마모토의 자책점이 됐다.
2회 실점은 없었지만, 역시 깔끔하진 않았다. MLB 통산 9시즌을 뛰었던 베테랑 오마 나바에즈와 맞대결이 문제였다. 나바에즈는 야마모토가 던지는 공들을 커트해내며 무려 17구를 본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야마모토는 최고 156㎞/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져봤으나 나바에즈를 잡아내지 못했다. 후속 타자 토미 사코 주니어에겐 땅볼, 케네디 코로나와 케싱어에게 연속 삼진을 뺏어 실점은 피했으나 투구 수는 불어난 후였다.
당초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앞서 인터뷰를 통해 이날 야마모토가 3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투구 수가 늘어난 만큼 3회 등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른 이도 아닌 최고액 투수 야마모토이기에 등판 결과만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뛰었던 야마모토는 3년 연속 투수 4관왕과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했다. 여러 빅마켓 구단들의 경쟁을 거친 끝에 다저스가 12년 3억 2500만 달러를 그에게 안기고 영입에 성공했다. 2019년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세웠던 투수 계약 최고액(9년 3억 2400만 달러)을 깨는 신기록이었다.
하지만 첫 해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한 그는 6승 2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 중이다.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지난 6월 1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도중 어깨 부상이 확인되면서 장기간 빅리그 마운드를 떠나있다.
그런 야마모토이기에 재활 등판 결과가 아쉬울 수 있지만, 재활 등판은 실전 감각에 의미가 있을 뿐, 실점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이날 50구 이상을 문제 없이 소화했고, 최고 구속도 정규시즌 못지 않게 나왔기에 의미를 둘 수 있다.
50구 이상 소화에 성공한 만큼 야마모토의 다음 등판은 빅리그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저스의 본래 계획도 재활등판을 1~2차례 소화한 뒤 9월 초 그를 빅리그 로테이션에 복귀하는 것이었다.
급한 불을 막 끈 다저스로서는 야마모토가 선발진에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지난 3일까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4경기 차에서 4연전을 붙었던 다저스는 시리즈 3승 1패를 수확해 정규시즌 지구 1위 가능성을 크게 높인 상태다. 다만 시리즈 중 워커 뷸러, 바비 밀러, 개빈 스톤 등 선발진 대부분이 부진했다. 남은 시즌 1위를 지키려면, 야마모토의 가세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