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첫 경기부터 굴욕적인 결과를 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무려 73계단이나 낮은 팔레스타인과 득점 없이 비겼다. 공격은 공격대로 답답했고, 수비적으로도 가슴을 쓸어내린 장면들이 적지 않았다. 여러 논란 속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 모두 대망신을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팔레스타인은 96위로 무려 73계단 차이가 났다.
비단 FIFA 랭킹 격차만이 아니었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선수들 면면에서 나오는 전력 차도 한국이 월등히 앞섰다. 6만명 가까운 응원도 일방적으로 한국의 편이었다. 이제 남은 건 홍명보 감독이 전술적으로 얼마나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쏠렸다.
결과는 굴욕적인 무승부였다. 이날 한국은 전반부터 상대의 수비를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제대로 된 슈팅을 기록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전반 슈팅 수는 6개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유효슈팅은 단 1개였다. 오히려 선제 실점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상대 슈팅이 한국 골문을 열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한국이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지배했지만, 정작 상대 골문을 좀처럼 열지 못했다. 가까스로 기회를 만들더라도 상대 골키퍼 선방을 뚫어내지 못했다. 이강인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골대 위로 벗어났다. 손흥민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 그리고 골대 불운 등 ‘안 풀리는’ 경기였다. 그러나 아쉬웠던 몇몇 장면들을 제외하면, 이날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을 경기력으로 압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았다. 홍명보 감독이 자신만의 전술과 전략을 보여줬는지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추가시간엔 골키퍼와 일대일 위기를 맞는 등 자칫 철퇴를 맞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0-0 상황에서 추가시간마저 거의 다 흐르자, 관중석에서는 "정몽규 나가" 외침이 울려 퍼졌다. 전광판에 홍명보 감독의 모습이 비치자 거센 야유가 울려 퍼졌다. 결국 경기는 반전 없이 굴욕적인 0-0 무승부로 끝났다. 여러 논란과 비판 여론에도 기어코 출범한 홍명보호의 씁쓸한 현주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