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기며 40(홈런)-40(도루)을 향한 진격을 이어갔다.
김도영은 16일 수원 KT 위즈전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2홈런) 3득점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김도영의 활약을 앞세운 KIA는 11-5로 승리,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1'로 낮췄다. 시즌 83승 2무 51패. 이날 경기가 없던 2위 삼성 라이온즈(75승 2무 59패)와의 승차가 8경기. 빠르면 17일 열리는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2017년 이후 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KIA와 삼성 모두 잔여 정규시즌 일정이 8경기인데 KIA의 우승을 막을 수 있는 시나리오는 'KIA 전패·삼성 전승'뿐이다.
KIA의 승리만큼 눈길을 끈 건 김도영의 '몰아치기 능력'이었다. 김도영은 지난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35호 홈런을 때려낸 뒤 8경기 연속 침묵했다. 이 기간 타율도 0.276(29타수 8안타)로 시즌 타율(0.343)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도루를 3개 추가, 35홈런-39도루로 40-40 가능성을 이어갔다. 40-40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상 2015년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만 달성한 진기록. 김도영은 국내 선수 사상 첫 대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잔여 경기 일정을 고려하면 기록 달성의 변수는 역시 홈런이었다. 9월 들어 홈런포가 침묵하면서 40-40 적신호가 켜진 듯했으나 KT전을 통해 가능성을 키웠다. 이날 1회 첫 타석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김도영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손맛을 봤다. KT 선발 웨스 벤자민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그의 '천재성'이 발휘된 건 9회 마지막 타석이었다.
8회 좌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해낸 김도영은 7-5로 앞선 9회 1사 1·2루에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볼카운트 2볼에서 KT 불펜 김민수의 3구째 직구를 걷어 올려 중월 비거리 125m 홈런으로 연결했다. 하루에 시즌 36호, 37호 홈런을 연거푸 터트려 40-40에 홈런 3개, 도루 1개만 남겨 놨다.
그뿐만 아니라 구단 홈런 역사도 바꿨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도영은 2016년 이범호와 2009년 최희섭(이상 33홈런), 1999년 홍현우(34홈런)를 제치고 단일 시즌 타이거즈 선수 최다 홈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문 1위 2009년 김상현(37홈런)을 1개 차이로 뒤쫓고 있었는데 2개를 추가, 마침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넘보지 못한 40홈런을 향한 진격이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