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마침내 '또 한 번'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위대한 최초'를 기록을 쌓아 올렸다. 그런데 대기록 달성 후에도 멈출 줄을 모른다.
오타니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타수 4안타 2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팀 6-5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20일 MLB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클럽을 달성한 뒤에도 멈추지 않는 홈런과 도루를 이날도 추가, 시즌 기록을 53홈런 55도루로 늘렸다.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한 오타니는 3회 말 두 번째 타석 때도 우전 안타를 추가했고, 곧바로 2루 도루(54호)를 채웠다. 5회 말엔 1루 땅볼에 그쳤지만, 7회 말 다시 우전 안타 후 2루 도루를 더했다. 32회 연속 도루.
여기에 9회 말 가장 결정적일 때 홈런마저 추가했다. 오타니는 4-5 한 점 뒤진 9회 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콜로라도 우완 세스 할보센의 4구째 시속 142.7㎞ 스플리터를 받아쳐 동점 중월 솔로포를 때렸다. 시즌 53호 포. 오타니의 홈런으로 기세를 뒤집은 다저스는 후속 타자 무키 베츠의 백투백 홈런으로 경기를 끝내고 3경기 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오타니는 이미 지난 주말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야구 스타였다. 오타니는 지난 20일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정규시즌 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출전, 시즌 50호 도루와 50호 홈런을 모두 기록했다. MLB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클럽 가입자가 탄생한 것이다.
대기록이 달성되는 그날, 그 순간조차 강렬했다. 오타니는 이날 6차례 타석에 들어서 모두 안타를 때렸다. 3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개 장타를 때리며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한 경기 17루타는 MLB 역대 7번째이자 최다루타 공동 3위 기록이다. 10타점 경기도 역사상 16번째였다. 6안타·5장타·3홈런·10타점·2도루를 한 경기에서 해낸 건 타점이 공식 기록에 등록되기 시작한 1920년 이후 오타니가 처음이었다.
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때린 건 오타니가 MLB에 데뷔한 후 처음이었다. 또한 단일 시즌 50홈런은 LA 다저스 135년 역사상 최초였다. MLB 통산으로는 정확히 '50번째'였다.
오타니가 이룬 50-50은 180년 넘는 야구 역사상 처음 나온 대기록이다. 40-40은 오타니 이전까지 MLB에서 총 5명이 있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선 아무도 없었다. KBO리그에서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만이 47홈런 40도루를 기록했을 뿐이다.
미국 팬들은 오타니에게 열광하고 있다. 20일 경기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LA 중계진은 "오타니는 야구라는 종목의 역사를 다시 썼다. 감히 가능할 거라 상상도 못 한 대기록을 만들었다. 기록이라는 기록은 모조리 갈아치우면서 야구에 한계란 없다는 걸 증명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ESPN은 50-50 달성을 두고 "로알드 아문센이 남극점을 정복한 것,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횡단한 것,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착륙한 것과도 같다. 그만큼 엄청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프로풋볼(NFL) 세계의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는 소셜미디어(SNS)에 오타니 영상을 올리며 "미쳤다(Insane)!!"라며 흥분했다. 역시 미국 프로농구(NBA)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도 "이 친구는 비현실적이다"라며 엄지를 세웠다. 2022~23 NBA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도 "오타니가 GOAT(Greatest Of All Time, 역사상 최고)"라며 가세했다.
오타니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0홈런에 도달한 오타니는 다음 타석에서 곧바로 51호 홈런도 터뜨렸다. 이어 이튿날(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도 52호 포를 폭발했다. 도루에서도 막판 스퍼트를 늦추지 않고 있다. 21일 52호 도루도 기록한 오타니는 22일 53호 도루를 추가한 데 이어 다시 23일 55호까지 더했다. 이 부문 32회 연속 성공도 이어갔다.
현재 페이스라면 오타니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55홈런 57도루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고지대에 있어 홈런 타자에게 유리한 쿠어스필드 원정 경기도 3차례나 남았다. 올 시즌이 어떻게 끝나더라도 오타니의 기록은 최초이자 최고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