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역대 최고의 시즌을 향해 질주하는 동안 역대 최악의 시즌 기록 역시 세워지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결국 한 시즌 최다패 타이기록으로 역대 최다 기록까지 눈앞에 뒀다.
화이트삭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2-4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화이트삭스는 올 시즌 120번째 패배를 당했다. 그동안 승리는 겨우 36개가 전부다. 승률이 0.231로 단연 MLB 전체 최하위다. MLB 전체 승률 1위 다저스와 승차는 무려 57경기에 달한다. 화이트삭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비교해도 53.5경기나 차이 난다.
한 시즌 120패는 MLB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다. 지난 1962년, 당시 신생 팀이던 뉴욕 메츠가 120패를 기록한 바 있다. 화이트삭스는 전날 119패를 당하면서 200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기록한 119패와 나란히 했는데, 이는 21세기 최다패 기록이었다. 이어 23일 패배로 디트로이트마저 넘으며 역대 최악까지 수식어를 끌어내렸다.
화이트삭스는 앞날이 더 어둡다. 일단 남은 시즌 계속해서 승리가 어렵다. 다음 상대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LA 에인절스, 그리고 그 다음 상대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해진 디트로이트다. 역대 최다패는 당연하고, 남은 일정을 전패해도 지금 화이트삭스 전력 상 이상하지 않다. 120패가 126패로 끝나도 그 누구도 놀라지 않을 상황이다.
역대 최저 승률도 거의 확실하다. 올해 전까지는 1916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기록한 0.235가 20세기 이후 최저 승률이었는데, 남은 6경기 중 3승은 해야 이를 넘을 수 있다. 불가능에 가깝단 뜻이다.
다음 시즌 이후 미래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해부터 딜런 시즈 등 주축 선수 트레이드를 활발히 진행한 화이트삭스는 이번 여름 트레이드를 시도했던 에이스 개럿 크로셰, 중심 타자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역시 언제 팔아도 이상하지 않다. 즉 내년 전력은 올해보다 나쁠 공산이 크다.
한편 화이트삭스 구단의 '자포자기' 소셜네트워크(SNS) 계정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구단은 최근 '상대 팀이 우리보다 점수를 많이 냈다', '우리는 상대보다 점수를 덜 모았다'라고 적더니 최근에는 아예 'MLB 앱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매일 지는 결과를 자세히 소개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