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이언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고은, 노상현이 참석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작품.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에 실린 ‘재희’를 원작으로 한 퀴어 영화다.
이날 이언희 감독은 “단편 소설을 장편 영화화하는 것이라 분량적으로 많은 게 필요했다. 또 제가 책을 재밌게 봐서 소설 속 주인공들과 더 친해지고 알고 싶었다”며 “기본적으로 소설을 기반으로 하되 서사를 나름대로 채워가려고 노력했다”고 짚었다.
이 감독이 언급한 추가된 서사는 데이트폭력 이슈 등이다. 그는 “두 인물이 겪는 게 특별한 사건은 아니지만, 누구나 어떤 순간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이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어떻게 대처하지는 보여주고자 했다.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재희를 연기한 김고은은 “동갑 캐릭터를 처음 맡아봐서 반가웠다”면서도 “나는 저 때 왜 저렇게 놀지 못했나 부럽기도 했다. 대리 만족을 하면서 연기했다”며 웃었다.
이어 “재희 자체가 시나리오상에서도 톡톡 튀고 상대를 사로잡는 성격의 인물이었다. 최대한 그런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재희가 미움과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그것이 일차원적으로 보이지 않게, 이면의 것이 와닿을 수 있게끔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흥수로 분한 노상현은 “본인만의 비밀로 인한 아픔이 있는데 재희를 통해서 힘을 내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좋았고 마음이 갔다”며 “연기하면서는 성장 과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어렸을 때 답답함, 고립, 수치스러움 등 억눌린 감정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노상현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성소수자분들도 만났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고될 만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도움이 많이 됐다”며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가는 모습, 노력하는 모습을 최대한 이해하고 섬세하게 연기해 보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감독은 “흥수에 대해서는 제가 첨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소설 속 캐릭터는 자조적으로 자신을 깎아내리면서 농담을 한다. 그때 상상되는 표정이 있었는데 그걸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디테일한 에피소드가 생겼다”고 부연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작품을 선보인 소감도 언급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지난 15일 폐막한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김고은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신마다 반응해 주셔서 콘서트 보듯 같이 봤다.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추억했다.
이 감독 또한 “토론토영화제에서 다들 너무 좋은 반응을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한국에서도 그런 반응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며 국내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