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통합 우승을 향한 KIA 타이거즈의 마지막 퍼즐은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이다.
지난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IA는 곧바로 한국시리즈(KS) 대비 모드에 들어갔다. 21일 휴식 차원에서 외야수 나성범, 이튿날에는 지명타자 최형우와 내야수 김선빈을 각각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마운드 재정비도 한창인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네일의 KS 복귀 여부다.
네일은 지난달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등판, 강습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의의 부상(턱 골절)을 당했다. 이튿날 수술대에 올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는데 KS 복귀 여부가 최대 관심사. 2015년 2월 중순 스프링캠프 라이브배팅 훈련 중 타구에 맞아 턱관절 미세골절 부상을 당한 노경은(당시 두산 베어스)이 1군 복귀까지 두 달 이상 걸렸다는 걸 고려해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네일은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슬렀다. 심재학 KIA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내가 보기엔 정상인 거 같다"며 "일단 먹는 걸 조절해 체중과 근력량이 안 빠졌다. 네일의 얘기로는 오히려 잘 쉬어 팔 컨디션은 좋은 거 같다고 하더라. KS에서 던지려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네일은 이달 중순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에서 30m를 던졌다. 이후 거리를 조금씩 늘렸다. ITP는 거리와 강도를 달리하면서 공을 던지는 재활 프로그램. 보통 섀도(Shadow) 피칭 후 15m를 시작으로 최대 60m까지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ITP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포수가 서서 공을 받는 하프피칭과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을 차례로 거친다. 이범호 KIA 감독은 23일 "네일이 불펜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KS에 복귀하더라도 네일의 선발 등판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9년 전 노경은의 보직은 불펜이었기 때문에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이 짧았다. 반면 네일은 공백이 한 달 이상 길어져 선발 투수로 마운드를 밟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KIA의 기대 요소는 선수의 의지다. 네일은 "KIA와 계약한 순간부터 KS 등판을 상상했다. (구단 역사상) 11번의 KS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고 들었다. 나 또한 주역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심재학 단장은 "KS에서 던지라고 한 번도 선수에게 얘기한 적이 없다. 오히려 KS에서 안 던져도 괜찮으니까 네 몸이 우선이라고, 모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테니까 컨디션 관리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며 "네일은 그 말이 (고마운 마음에) 자길 자극했다고 하더라.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중간에 변수가 없다면) 마운드에는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거 같다"라고 희망했다.
네일이 복귀하면 네일-에릭 라우어-양현종으로 이어지는 1~3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네일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가정하에 3이닝에서 5이닝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선수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고 하더라. 그렇게 되면 (KIA) 투수 쪽은 크게 걱정이 없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