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그야말로 진땀을 흘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더욱 궁지에 내몰릴 전망이다. 다음 달 예정된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채택돼 이른바 ‘본무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규 회장은 다음 달 22일 예정된 대한체육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한 달 만에 다시 국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문체위는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체육회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이를 위해 정몽규 회장 등 증인 30명과 참고인 29명에 대한 출석을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현안 질의에서조차 의원들의 질문이나 각종 의혹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한 데다, 본질의를 앞두고 축구협회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이 집중적으로 질타를 받았던 터라 정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더욱 궁지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은 현안 질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자주 동문서답을 하거나, 사과 문구조차 미리 준비된 원고를 찾아보고 읽는 등 아쉬운 모습들을 자주 보였다.
축구협회가 그야말로 전방위 폭격을 맞는 가운데에서도 정 회장은 4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상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4연임과 관련된 여야 의원들의 연이은 질의에 정몽규 회장은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사실상 4연임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음 달 국정감사에서도 정 회장의 4연임 도전 의지를 비롯해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등 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들에 대해 더욱 강도 높은 질의가 쏟아질 전망이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에서 드러난 협회 사유화 정황 등도 더욱 깊숙하게 다뤄질 예정인데,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가 어떻게 대비책을 마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현안 질의 도중 정 회장을 향해 “국정감사에 출장 등 이유로 회피하시지는 않겠죠”라며 “시간과 내용상 응답하지 못한 것들을 자료를 제공해 주고 설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축구협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HDC)이라는 회사가 위법·편법을 통해 축구협회를 장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드시 참석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몽규 회장은 “(국정감사가) 언제인지 잘 모르겠는데 되도록 (참석해서)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배 의원은 “그렇게 응답해 주셨기 때문에,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않으시면 이 자리에 증인으로서는 위증이다.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