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현은 KT가 5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날(1일) 열린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팀의 승리와 5위를 지켜낸 것. 박영현은 "처음에는 지고 있어서 편하게 던졌는데, 뒤에 로하스의 역전 홈런이 나오고부터 긴장이 되더라. 이강철 감독님이 '하던대로 해라'고 다독여주신 덕분에 긴장이 풀렸다. 더 단단히 마음먹고 막아야 된다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라며 웃었다.
박영현은 "5년 연속 가을야구에 갔다는 게 포커스를 뒀는데 이렇게 와서 기쁘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지만, 하루하루 이긴다는 생각으로 더 높이 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나도 마운드 위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완벽하게 막는 게 목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영현은 지난해 KT가 치른 가을야구 10경기에서 플레이오프(PO) 4경기, 한국시리즈(KS) 4경기에 출전해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필승조 애니콜(팀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이 되어 KT의 뒷문을 탄탄히 지켰다. 박영현은 "올해도 준비가 돼있다. 나를 믿고 많이 기용해주시기 때문에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플레이를 하다보면 아쉬운 상황도 있겠지만 두렵지 않다. 후폭풍은 다음에 생각하고 지금은 앞에 보이는 것만 집중해서 잘해내겠다"라며 WC 1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올 시즌 박영현은 다소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전반기(35경기) 평균자책점 4.83, 피안타율 0.250에 그쳤던 박영현은 후반기 31경기에서 4승 무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2.02, 피안타율 0.183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시속 150km대의 공을 펑펑 던지고 있다. 박영현도 "작년에는 이 시기가 되면 평균 구속이 많이 떨어졌다고 느끼는데 올해는 확실히 달라졌다. 몸 상태가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이렇게 구속을 유지시키고 있다는 것 만으로 내가 발전했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정규시즌은 잊었다. 이제 가을야구만 바라본다. 박영현은 "10승을 하고 승률왕(0.833)이 됐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딱히 감흥이 없다. 그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오늘 경기를 후회 남지 않게 완벽하게 치르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이 마지막 경기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다. 꼭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