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0%의 확률에 도전한다.
KT 위즈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4-0으로 승리했다. WC 결정전 규정에 따라 1패를 안고 시작한 KT는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면서 승부를 2차전까지 끌고 갔다.
정규시즌부터 5위 결정전, 그리고 WC 결정전 1차전까지. KT는 마법의 5연승으로 WC 결정전 2차전을 성사시켰다.
가을야구 안정권이었던 KT는 시즌 막판 큰 위기를 맞았다. 지난 21, 22일 홈에서 열렸던 SSG 랜더스와의 2연전에서 모두 패하면서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5위는 지켰지만,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SSG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SSG가 LG 트윈스전에서 패하며 숨을 골랐지만, SSG가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5위 결정전까지 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선 KT는 정규시즌 잔여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동점 상황에서 나온 무사 만루 위기를 투수 김민수의 다이빙 캐치 후 삼중살로 승기를 살렸고,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9회 강백호의 극적인 동점포와 장성우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8-7 역전승을 거뒀다. 28일 키움전에서도 1-6까지 끌려가던 경기를 10-7로 뒤집으며 최소 공동 5위를 확정지었다.
SSG가 4연승을 하면서 결국 5위 결정전은 성사됐다. 그렇게 열린 5위 결정전에서도 KT는 마법을 부렸다. 8회까지 1-3으로 끌려갔지만 8회 말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극적으로 승리했다.
KT의 마법은 WC 결정전 1차전에서도 이어졌다. 상대 선발 투수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6경기에 나와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곽빈. 하지만 KT는 1회부터 곽빈에게 4점을 뽑아내면서 승기를 잡았고,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했다. 마법의 5연승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KT는 0%의 기록에 도전한다. WC 결정전이 생긴 이후, 정규시즌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준PO) 무대를 밟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 0%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는 마법사 팀이다. 최초의 기록을 쓰기도 하니까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투수 손동현도 "세상에 0%는 없다고 생각한다. 곧 깨질 기록이다"며 "내일 우리가 깨도록 하겠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내일은 방망이가 터져줬으면 좋겠다. 오늘도 추가점이 안 나와 힘든 경기 됐다. 내일은 좀 쳐야 이기지 않을까 한다"라며 2차전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