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치에흐 슈체스니(바르셀로나)의 은퇴 번복에는 ‘에이전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동료의 간곡한 부탁에, 다시 축구화를 신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해졌다.
슈체스니는 지난 2일(한국시간)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와 1년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23~24시즌 뒤 축구화를 벗은 그가, 선수 은퇴를 번복한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은퇴 선수에게 손을 내민 이유는 주전 골키퍼 마크 안드레 테르 슈테겐의 장기 부상 때문이다. 슈테겐은 지난달 23일 비야레알과의 2024~25 라리가 6라운드 중 착지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일찌감치 장기 부상 가능성이 떠올랐고, 하루 뒤 슈테겐이 시즌 아웃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바르셀로나에는 ‘2옵션’ 이냐키 페냐가 있지만, 페냐는 지난 시즌 공식전 17경기 동안 32실점 하며 부진한 바 있다. 이에 바르셀로나가 눈길을 돌린 건 자유계약선수(FA)였다. 라리가 규정상 등록 선수가 장기 부상을 당했을 때, 해당 선수의 일정 수준 연봉을 활용해 대체자를 품을 수 있다.
최초 언급된 건 케일러 나바스·로리스 카리우스·에드가르 바디아 등이었다. 이들 모두 FA로, 언제든 계약이 가능한 신분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선택은 슈체스니였다. 과거 아스널(잉글랜드) AS로마(이탈리아) 등을 거친 뒤,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활약한 그를 영입하기로 한 것이다.
슈체스니와 계약한 날, 바르셀로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에 새로운 골키퍼가 합류했다. A매치 84경기에 나선 슈체스니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2025년 6월 30일까지 클럽에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슈체스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만 75경기를 소화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공교롭게도 그의 UCL 데뷔전 상대가 바르셀로나였다. 지난 2011년 UCL 16강전에서 아스널 소속의 슈체스니는 바르셀로나와 만나 2-1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는 부상으로 교체됐고, 팀의 패배로 8강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한편 슈체스니의 은퇴 번복에는 대표팀 동료 레반도프스키의 설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슈체스니는 입단 뒤 “아마 레반도프스키가 내게 전화를 걸어 은퇴 번복을 물은 첫 번째 인물이었을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에 임할 준비가 됐는지 확신하지 못해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을 때,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멍청한 거라고 말해줬다”라고 돌아봤다. 슈체스니는 “레반도프스키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슈체스니는 바르셀로나 합류 전까지 공식전 542경기 출전했다. 이 중 유벤투스에서만 252경기 나서 103번의 클린시트(무실점경기)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