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단일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경신한 빅터 레이예스(30)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동행을 예고했다.
레이예스는 지난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1번·지명타자로 출전, 소속팀 롯데가 4-1로 앞서 있던 9회 초 2사 2루에서 상대 투수 김재열의 포크볼을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쳤다. 앞 타석까지 정규시즌 201안타를 쌓은 레이예스가 202번째 안타를 친 것. 서건창(현 KIA 타이거즈)이 2014년 기록한 KBO리그 종전 단일시즌 최다 안타(201개) 기록을 깬 순간이었다.
미국 무대에서 뛸 때부터 '배드볼 히터(Bad-ball hitter)'로 평가받은 레이예스는 KBO리그에서 한층 정교한 타격을 보여줬다. 바깥쪽 낮은 코스 스트라이크존(S존)에 걸친 공도 정확한 타이밍에 타격했다.
칭찬에 인색한 김태형 롯데 감독도 레이예스에 대해 "자신의 타격 메커니즘을 확실하게 갖춘 선수"라고 했다. 임훈 롯데 타격코치도 "스윙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S존 안에 들어오는 어떤 공도 대응할 수 있는 콘택트 범위를 갖췄다. 스윙 궤도도 한 시즌 내내 일정했다. 손목 컨트롤이 조금 빨라질 때가 있었는데, 그것도 한두 번뿐이었다"라고 감탄했다.
레이예스는 기량뿐 아니라 철저한 프로의식을 갖추고 있어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롯데 야수 중 유일하게 전경기(144)에 출전했을 만큼 자기 관리에 뛰어났다.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엔 각각 다른 자신만의 준비 루틴을 철저하게 지키며 롯데 젊은 타자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평소 과묵한 편이지만, 그동안 롯데에서 뛰었던 타자 중 가장 많이 상대 팀 투수에 대해 질문하며 동료들과 교감했다고.
롯데는 부흥기(2008~2010년) 뛰었던 카림 가르시아(은퇴)가 팀을 떠난 뒤 10년 넘게 외국인 타자 복이 없었다. 레이에스는 KBO리그 안타 역사를 다시 쓸만큼 기량이 뛰어나고, 선수로서도 모범적인 자세를 갖췄다. 이미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다.
레이예스는 신기록 달성에 대해 "모든 팀원들이 내가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줬다. 너무 감사하다. 202안타는 그런 배려 덕분에 나왔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역대급 '모범 외국인 선수'를 지켜본 롯데팬들은 레이예스가 2025시즌에도 부산에서 뛰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레이예스도 "이런 열정적인 응원은 처음 겪었다. 롯데에서, 부산에서 오래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라는 의지를 드러내며 롯데팬들을 안심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