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다시 한번 침묵했다. 다시 한번 벤치에서 출격한 그는 팀의 연패라는 쓴잔을 들이켰다.
황희찬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끝난 브렌트퍼드와의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에서 팀이 2-4로 뒤진 후반 12분 교체 출전, 3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팀은 최종 3-5로 패하며 공식전 5연패에 빠졌다. 리그에선 4연패로 여전히 최하위(승점 1)를 지켰다.
게리 오닐 감독이 이끄는 울버햄프턴은 이날 전반전부터 난타전을 벌였다. 킥오프 2분 만에 브렌트퍼드 미켈 담스고르의 크로스에 이은 네이선 콜린스의 헤더 득점이 나왔다.
바로 2분 뒤엔 울버햄프턴 마테우스 쿠냐가 박스 안에서 넬송 세메두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균형을 맞췄다.
다시 앞서간 건 브렌트퍼드였다. 전반 19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비디오판독(VAR) 끝에 울버햄프턴 마리오 르미나의 파울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브라이언 음뵈모가 오른쪽으로 정확히 차 넣었다.
울버햄프턴도 재차 반격했다. 전반 26분 라얀 아이트 누리의 크로스를,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이 오른발을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홈팀 브렌트퍼드의 기세가 더 강했다. 전반 28분 크리스티안 노르가르드의 추가 골, 그리고 추가시간 에단 피녹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득점을 터뜨리며 2골 차로 달아났다.
황희찬은 후반 12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리그 5경기 연속 벤치를 지킨 그였는데, 이 기간 가장 빠른 투입이었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은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후반전에 시도한 공격은 대부분 박스 밖에서 이루어져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45분에는 수비가 무너지며 파비오 카르발류에게 쐐기 골을 얻어맞았다. 추가시간 아이트 누리의 만회 골이 터졌으나, 결과에 영향은 없었다.
황희찬은 33분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그는 이날 터치 10회·패스 성공 6회에 그쳤다. 슈팅, 드리블, 볼 경합 승리는 모두 0회에 그쳤다.
울버햄프턴의 부진 역시 길어지고 있다. 리그 7경기 동안 1무 6패에 그쳤고, 이 기간 21실점을 허용했다. 경기당 3실점이라는 최악의 수치다.
울버햄프턴 소식을 다루는 몰리뉴 뉴스는 “울버햄프턴은 EPL 최다 실점 기록을 경신할 페이스다. 지난 시즌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104실점을 기록했는데, 울버햄프턴은 이 기세라면 114실점의 추세”라고 꼬집었다. 지난 시즌으로 범위를 넓히면 최근 17번의 리그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클린시트(무실점 경기)에 성공하지 못한 울버햄프턴이다.
황희찬은 이번에도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매체는 그를 “울버햄프턴 최악의 교체 선수”라고 꼬집었다. 브라질 대표팀에도 발탁된 안드레 대신 투입됐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이유다.
매체에 따르면 울버햄프턴의 한 리포터는 “황희찬을 안드레 대신 투입한 건 울버햄프턴 역사상 최악의 교체”라며 “팀에서 경기력이 가장 떨어지는 선수를 위해 최고의 선수를 빼는 건 축구가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매체 역시 “팀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승리가 없는 상황에서, 팀은 컨디션이 좋거나 다른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황희찬은 최근 경기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고, 종종 실종됐다. 황희찬의 컨디션 회복도 중요하지만, 울버햄프턴이 다시 승리하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며 그의 출전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기 뒤 오닐 감독은 “우리가 원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결과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오후였다”라고 돌아보며 “생각해야 할 것도 많고, 바로 잡아야 할 것도 많다. 감독으로 이끈 경기 중 최악의 경기”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