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기. 사진=KFA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의 기쁨도 잠시. 태극 마크를 단 황문기(27·강원FC)에게 만족은 없다.
중앙 미드필더였던 황문기는 지난 시즌 말미부터 우측 풀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신의 한 수였다. 강원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했고, 지난달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팔레스타인, 오만전에 모두 나선 황문기는 국가대표 풀백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달 열릴 A매치 2연전(요르단·이라크)에도 홍명보호에도 뽑힌 이유다.
지난 6일 대표팀 합류 전 취재진과 마주한 황문기는 “지난달에 못 했는데, 이번에는 (대표팀에) 두 번째 가는 만큼 긴장하기보단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 만약 경기장에 나간다면 나라를 위해서 뛰는 거니까 또 다른 마음을 갖고 냉정하고 단단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드리블하는 황문기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황문기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4.9.5 saba@yna.co.kr/2024-09-05 21:17:49/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풀백은 한국 축구의 오랜 고민거리다. 수준급 자원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정도만 확실한 주전 멤버다. 설영우가 왼쪽 측면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만큼, 이번 2연전은 우측 수비수인 황문기가 대표팀 내 입지를 다질 기회다. 이번에 뽑힌 이명재(울산 HD)와 박민규(콘사도레 삿포로)는 좌측 수비수다. 설영우가 왼쪽에서 뛰면 오른쪽은 황문기가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황문기는 “올 시즌 시작하면서 대표팀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주전 도약 등) 욕심이 과하면 또 다른 변수가 생긴다. 운동, 훈련 등 매 순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공교롭게도 황문기가 처음 태극 마크를 단 지난달부터 대표팀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장’ 홍명보 감독이 불공정한 절차를 거쳐 사령탑이 됐다는 논란에 휩싸인 탓이다. 더구나 약체인 팔레스타인, 오만과 졸전을 펼친 끝에 1승 1무를 기록하면서 민심은 더 악화했다.
황문기는 “경기장 안에서는 그런 부분(대표팀의 논란)은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편과 싸운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또 다른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