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두 투수의 불펜 점유율이 무려 61.1%였다. 에르난데스가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단일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역투 속에 7과 3분의 1이닝을 책임졌다. 손주영도 3차전 5와 3분의 1이닝, 5차전 2이닝을 투구했다. 염경엽 감독은 "내 마음 속 MVP는 에르난데스다. 손주영의 감초 역할을 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다.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제외한 나머지 불펜 투수가 책임진 것은 9와 3분의 1이닝뿐이다. 그마저도 '필승조' 김진성(4이닝)과 유영찬(2와 3분의 1이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함덕주와 백승현 정우영이 연장 승부가 펼쳐진 4차전 한 경기에만 나왔다.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불펜 투수 4명은 아예 등판 기회조차 없었다.
정규시즌 새 필승조를 꾸리는데 실패한 염경엽 LG 감독은 준PO에서 이길 확률이 높은 카드를 최대한 투입하며 마운드를 운용했다. 정규시즌 선발 투수로 뛴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의 불펜 전환 카드는 대성공이었다.
다만 준PO 5경기를 치르면서 불펜 소모도가 컸다. 또한 약한 불펜을 보완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불펜 투수로 뛰었던 손주영이 PO에선 선발진에 합류한다. PO 투수 엔트리는 준PO와 동일하다.
염경엽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는 4선발 체제로 운영해 중간 투수 활용도가 높아질 거다. 김진성과 유영찬, 에르난데스를 중심으로 정우영, 함덕주, 백승현 등이 함께 돌아갈 거 같다"라고 예고했다.
에르난데스의 활용도 역시 낮출 계획이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의 투구 수가 많아 피로도가 좀 있다. 컨디션을 회복할 동안에는 (1이닝) 마무리로만 쓸 생각이다. 그 대신 (김)진성이하고 (유)영찬이가 2이닝씩 갈 확률이 높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