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별(21·하이트진로)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담으며 18점을 추가해 최종합계 49점으로 우승했다. 이 대회는 타수가 아니라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을 부여하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매겨 점수 합산으로 순위를 가리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다. 김민별은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획득했다.
김민별은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왕이다. 그런데 우승 없이 신인상포인트 1위에 올라 알게 모르게 평가절하를 당했다. 단단하게 준비하고 시작한 2024시즌에도 오랜 기간 우승을 낚아채지 못해 마음고생이 컸다. 김민별이 마침내 첫 우승을 차지하자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동료들이 물과 꽃을 함께 뿌리며 기쁨을 나눴다.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뒤집는 마지막 날 대역전 우승이라 김민별의 기쁨도 두 배였다. 김민별은 최종일을 공동 5위로 출발했다. 리더보드 상위권에는 김민선, 방신실, 박현경 등 강자들이 버티고 있어 김민별의 우승 가능성을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김민별은 이날 4번 홀(파3)부터 7번 홀(파4)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 순식간에 8점을 보탰다. 이어 9번 홀(파4)에서도 2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맨 먼저 40점을 돌파했다.
10번 홀(파5) 버디로 43점까지 달아난 김민별은 14번 홀(파4)에서도 2m 버디 퍼트를 넣었다. 이어 15번 홀(파4)과 17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방신실(KB금융그룹)은 마지막 홀인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합계 47점 단독 2위에 올랐다. 정윤지(NH투자증권·45점)가 3위를 기록했다.
김민별은 우승이 확정되자 “생각한 것보다 더 떨리고, 너무 긴장해서 아직도 속이 아플 정도”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첫 사흘간은 전반 라운드에 스코어를 많이 줄이지 못했는데, 오늘은 전반에 버디를 계속 잡으면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 힘을 받아서 긍정적으로 하려고 계속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별은 상금랭킹 29위에서 17위(4억8523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 순위도 18위에서 14위로 상승했다. 윤이나(하이트진로)는 38점으로 공동 9위에 올라 상금랭킹 1위를 지키면서 대상포인트 부문 1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