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스 감독은 14일 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KFA 측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대화 자체는 내게 좋은 테스트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감독 선임 과정뿐만 아니라 선수나 대표팀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테스트 자체가 좋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한국은 대회를 지휘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을 경질했다.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는 곧장 후보군을 추리고 새 사령탑 모시기에 나섰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협상 대상자와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는 등 새 사령탑 선임은 늦춰졌다. 결국 한국은 지난 3월, 6월 A매치 모두 임시 감독 체제로 치렀다.
여러 외국인 후보를 검토한 한국은 카사스 감독도 후보군에 올려뒀다. 그러나 카사스 감독과도 협상은 잘 풀리지 않은 모양새다. 당사자인 카사스 감독은 한국을 맡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유럽 무대에서 경기 분석관, 스카우트 등 다양한 보직을 경험한 카사스 감독은 2022년부터 이라크 대표팀을 지휘했다. 한국과 협상을 했던 당시에도 이라크 대표팀 수장이라 사실상 지휘봉을 내려두고 한국 대표팀에 부임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한국의 수장은 홍명보 감독이 됐다. 카사스 감독은 “현재 한국에 선임된 감독도 좋은 감독이며 테스트 과정을 거쳐 선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KFA와 대화를 나눈 카사스 감독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을 상대하게 됐다. 한국과 이라크는 15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카사스 감독은 “(아시안컵 때보다) 지금 한국 대표팀은 조금 더 조직력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경기를 분석해 봤을 때, 수비 조직력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고 압박도 4-4-2 형태로 잘 이뤄진다고 봤다. 내일 경기는 전에 치렀던 친선전과 다른 양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총평하자면, 한국은 조직적으로 모든 선수가 수비적으로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재능 넘치는 선수도 많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라크 역시 아시아의 강팀임을 증명하고 있다. A매치 7경기 무패(6승 1무)를 질주 중인 이라크는 지난 3차 예선 3경기에서도 2승 1무를 기록했다. 앞선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을 만치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경기를 앞둔 홍명보 감독은 “내일은 요르단전을 포함해 가장 승점이 근접한 팀과 경기다. 중요한 경기이며 강한 상대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경기다. 요르단전을 마치고 나서 선수단이 자신감도 생기고, 지난달보다는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아직 한 경기 남아 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