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양민혁(18·강원FC)이 ‘우승’을 외쳤다.
양민혁은 지난 26일 열린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결승 골을 기록,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격한 양민혁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19분, 프리킥 찬스에서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순간 백스텝을 밟은 뒤 차 넣은 감각적인 골이었다.
그의 맹활약 덕에 강원은 3연승을 질주하며 창단 이래 최초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K리그1 2위인 강원(승점 61)은 3경기를 남겨두고 선두 울산 HD(승점 65)를 4점 차로 추격했다. 공교롭게도 다음 경기 상대가 울산인 만큼, 격차를 좁힐 수도 있다.
경기 후 양민혁은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정말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매번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하자고 했다”고 마음가짐을 밝혔다.
양민혁은 내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이적한다. 한국에서 마지막 3경기만을 남겨뒀다. 그는 강원에서 멋진 마무리를 한 뒤 기분 좋게 영국으로 떠나길 원한다.
그간 ‘우승’이란 단어를 자주 꺼내진 않은 양민혁은 “내 목표는 팀의 목표인 우승이다. 팀이 잘 돼야 나도 잘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시즌 초에는 큰 (우승)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해나가는 걸 보면 간절한 것 같다”고 했다.
양민혁은 우승 가능성을 묻는 말에 “나는 80% 정도라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남은 3경기를 간절하고 절박하게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준프로 신분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양민혁은 강원이 치른 리그 전 경기(35경기)에 출전해 11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득점(8위) 도움(9위) 공격포인트(6위) 등 주요 수치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는 시즌 MVP(최우수선수)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만약 강원이 역전 우승에 성공하면, 양민혁이 프로 데뷔 시즌에 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릴 공산이 커진다.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은 떼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