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이끌림은 없었다. 그룹 아일릿이 지난 21일 발매한 미니 2집 ‘아윌 라이크 유’ 타이틀 곡 ‘체리쉬’가 전작보다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체리쉬’는 아일릿의 솔직하고 당찬 매력이 집약된 노래다. 호감 있는 상대방의 마음이 궁금하지만, 그보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내 감정이 더 소중하다고 이야기한다. ‘I ch ch ch cherish my love’라고 반복되는 후렴구가 중독적이다. 그러나 데뷔곡이었던 ‘마그네틱’이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주요 음원차트 하위권에 머물러있다.
28일 오전 9시 멜론 ‘톱100’차트에서 ‘체리쉬’는 46위를 기록, 발매된 지 7달이 지난 ‘마그네틱’(37위)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체리쉬’는 지니 일간 차트에서는 5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같은 날 동시 컴백한 에스파의 ‘위플래쉬’가 ‘톱100’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무서운 기세로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그나마 아일릿이 강세를 보이는 구간은 실시간 차트. 같은 날 기준 ‘체리쉬’는 멜론 ‘핫100’에서 13위, 지니 실시간 차트에서 34위까지 올랐다.
한 음원차트 관계자는 “실시간 차트 성적이 누적돼서 일간 차트로 순위가 이어진다. 일간 차트에서 큰 두각을 보이지 못한다는 건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머문 기간이 유지되지 않아서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팬덤만 노래를 소비해서 되는 게 아니라, 대중의 픽을 받아야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데 에스파의 ‘위플래쉬’에 비해 아일릿의 ‘체리쉬’는 아직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는 뜻이다.
특히 아일릿이 데뷔와 동시에 사랑받은 ‘마그네틱’이 지난 3월에 발매됐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을 고려하면, ‘체리쉬’는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앨범 판매량은 미니 1집보다 소폭 늘었다.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 아일릿의 미니 2집은 발매 첫 일주일 동안 38만 2621장이 팔리며, 미니 1집 초동 판매량(38만 56장)을 넘어섰다. 다만 앨범 종수를 3개로 늘렸는데도 불구하고 미니 1집보다 2565장 밖에 늘지 않았다는 건, 아일릿의 미니 2집 판매 성적이 1집과 큰 차이가 없다는 걸 방증한다.
아일릿의 이번 앨범은 뉴진스 표절 논란 이후 선보이는 앨범이라, 소속사 빌리프랩이 심혈을 기울였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체리쉬’ 마저도 “피프티 피프티 느낌이 난다”, “뮤직비디오가 트리플에스 콘셉트와 비슷하다”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많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어도어 민희진 사내이사가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서 깜짝 공개한 뉴진스 데모곡 비트가 아일릿 미니 2집 수록곡 ‘IYKYK’와 비슷하다는 누리꾼들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평론가들은 누리꾼들이 제기하는 아일릿 표절 시비에 대해서는 일부만 갖고 논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김도헌 문화 평론가는 “전체 곡에 대한 비교도 아니고 전체가 모두 공개되지 않은 데모의 일부분과 곡의 일부분을 비교하여 비슷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재근 문화 평론가 역시 “정확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 표절시비를 제기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면서 “아직 아일릿은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는 단계다. 잔잔한 노래보다는 ‘마그네틱’과 같은 개성 강한 한방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일릿은 28일 ‘체리쉬’에 속도 변화를 준 스페드 업 버전과 슬로우드 리버브 버전, 연주곡 등을 공개해 리스너들의 새로운 관심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시도가 ‘마그네틱’보다 아쉬웠던 ‘체리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