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김하성(29)이 이적팀을 찾을 때 족쇄가 될 수 있는 퀄리파잉 오퍼를 피했다. 이를 통해 친정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1년 재수가 이뤄질 수 있었지만 이 시나리오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5일(한국시간) 이번 겨울 퀄리파잉 오퍼를 소속 구단으로부터 받은 13명 선수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FA가 되는 선수들에게 구단이 1년 계약을 제시하는 제도다. 각 구단은 해당 선수에게 그해 상위 125명의 평균연봉에 해당하는 액수인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한다. 선수가 수락하기도 하지만, 수락하지 않고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전 소속 구단은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KBO리그 FA의 보상금, 보상 선수와 목적이 비슷하다. 퀄리파잉 오퍼는 한 선수가 커리어 동안 한 번만 제안받을 수 있다.
제프 파산 기자에 따르면 이번 겨울 퀄리파잉 오퍼를 받는 선수는 FA 최대어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를 비롯해 코빈 번스(볼티모어 오리올스)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애스트로스) 맥스 프리드(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앤서니 산탄데르(볼티모어 오리올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LA 다저스) 닉 피베타(보스턴 레드삭스) 크리스티안 워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션 머네아(메츠) 루이스 세베리노(메츠) 닉 마르티네스(신시내티 레즈)까지 13명이다. 대부분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장기 계약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중 김하성의 이름은 없었다. 재정이 넉넉치 않은 샌디에이고로서는 김하성이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할 경우 부담이 된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이번 겨울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2105만 달러(289억원)에 달한다. 연봉만 따지면 대형 장기계약 선수들과 비슷한 숫자다.
김하성으로서는 퀄리파잉 오퍼를 제안받지 못한 게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새 둥지를 찾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소토처럼 최대어 선수들은 영입할 때 퀄리파잉 오퍼를 신경쓰지 않지만, 1억 달러 아래 선수와 계약할 때는 퀄리파잉 오퍼 거절 이력으로 보상 드래프트 지명권을 주는 걸 꺼리는 구단도 있다. 이번 겨울 중, 단기 계약을 맺고 내년 FA 재도전이 유력한 김하성 입장에선 족쇄 하나가 줄어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