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김주공(28)은 이름 때문에 ‘아파트’와 관련한 별명이 여럿 있다.
그가 과거 전북 익산의 주공아파트에 살았다는 사실이 팬들에게 알려져 재미있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최근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로제의 'ATP.(아파트)' 챌린지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제주 구단 소셜미디어(SNS)에는 김주공의 챌린지를 기대하는 팬이 많다.
김주공은 지난 주말 이름보다 더 강렬한 퍼포먼스로 팬들에게 자신을 알렸다. 그는 지난 3일 대구DGB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36라운드에서 2골을 몰아쳤다. 제주는 대구와 2-2 무승부를 거두면서 파이널 B에 속한 6개 팀 중 가장 먼저 잔류를 확정했다.
김주공은 올 시즌 4골(리그 3골·코리아컵 1골)을 넣었다. 지난 8월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벼락같은 선제골을 넣었다. 10월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선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결승 골을 터뜨렸다. 김주공이 득점한 경기에서 제주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대구전 김주공의 활약에 상위 팀들과 승점 격차를 유지하게 된 9위 대전과 11위 전북 현대 팬들도 환호했다.
김주공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대구 원정 때 원정석에 팬들이 정말 많았다. 선수단 사이에선 ‘대전, 전북을 응원하는 팬도 있을 것’이라는 농담을 했다. 그런데 정말로 그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오묘하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강등권 전쟁의 판도를 직접 쥐락펴락했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아직 경기가 남았는데, 제주 팬보다 타 팀 팬들의 감정이 크게 요동칠 것 같다”라고 농담을 전했다.
제주는 정규리그 광주FC, 대전전을 남겨두고 있다. 광주는 그의 친정팀이고, 대전은 김주공의 득점으로 패한 팀이다. 남은 두 경기에서 그의 또 다른 스토리를 써갈 것으로 기대된다.
오묘한 입장으로 주목받는 김주공이지만, 사실 올 시즌은 그에게 뜻깊은 복귀 무대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기 중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다. 올해 복귀까지는 무려 9개월이나 걸렸다.
김주공은 처음 겪는 장기 부상에 힘들었다고 솔직히 밝혔다. 하지만 “멘털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성장했다고 느꼈다.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게 득점으로 이어진 것 같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어떤 통증도 없다”는 김주공은 잔여 2경기에서도 많은 득점을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사실 그동안 부진한 활약으로 제주 팬들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한다. 이번 득점으로 팬들이 정말 좋아해 주셨다. 최대한 골을 넣기 위해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많은 팬들이 요청한 ‘아파트 챌린지’에 대해선 “노래는 알고 있다. 팬들이 원한다면 당연히 할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