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이 밝았다. 12월 2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 9개 구단 13명의 선수가 입대하는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요동칠 전망이다. 입대하는 선수들이 군보류 명단에 묶이면서 구단들이 '보호선수 명단'을 짜는 데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FA 시장엔 총 9명의 선수가 남아있다. FA 등급 별로는 A등급 1명(최원태) B등급 4명(임기영, 류지혁, 하주석, 이용찬) C등급 4명(서건창, 김강률, 김성욱, 문성현)이 있다.
주목을 받는 선수들은 A~B 등급 선수들이다. 이들의 이적 여부에 따라 보상선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소속팀이 보상선수를 모두 받는다는 가정 하에, A등급 FA 선수를 다른 팀이 영입할 경우 보호선수 20명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의 200% 보상금을 원소속팀에 줘야 하고, B등급 선수를 영입한다면 보호선수 25명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의 200%를 원소속팀에 보상해야 한다.
이들의 영입을 원하는 팀으로선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스럽다. 보호선수 명단 전략을 짜는 것도 일이다. 보호선수의 수가 제한(20~25명)이 돼있기 때문에 전략을 잘못 짰다간 팀의 핵심 유망주 혹은 베테랑 프랜차이즈 스타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군보류 명단으로 포함되는 선수들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보상선수 명단을 짜는 데 숨통이 트인다. 특히 앞서 성사된 FA 계약에서 보상 선수 4명 중 3명이 12월 2일 상무 입대자임을 고려한다면, 일찌감치 군보류 명단에 묶어두고 FA 시장에 참가하는 게 이익이다. 이들이 군보류 명단에 오르는 순간, FA 시장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삼성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은 FA 시장에서 불펜 강화를 노렸지만, 최우선 영입 목표였던 장현식(LG 트윈스)과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을 놓쳤다. 하지만 아직 이적 시장에 임기영, 이용찬 등 전천후 투수가 남아있고, 최근엔 선발 최대어인 최원태의 영입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 선수 모두 A~B등급이기 때문에 보상선수 출혈이 불가피하다. 주전 외야수였던 김현준이 12월 2일 입대하면서 군보류 명단에 묶은 것이 위안거리다.
반대로 잡아야 하는 집토끼도 있다. 내부 FA 내야수 류지혁과 협상이 남아있다. 류지혁은 B등급으로, 그가 이적한다면 반대로 보상선수를 데리고 올 수 있다. 류지혁의 영입을 노리는 타 팀 역시 군 보류 명단이 추가되는 12월 2일까지 기다렸을 가능성이 높다. 류지혁의 거취도 조만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FA 시장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최근 삼성 영입설이 떠도는 아리엘 후라도 혹은 외국인 선수 영입 역시 12월 2일의 특수성과 연결지을 수 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2명(데니 레예스, 르윈 디아즈)의 재계약과 내부 FA 계약(김헌곤) 소식을 한 번에 발표했다. 이번에도 외국인 투수 영입을 한다면 FA 소식과 함께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아직 성과는 없지만 이적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는 있다. 삼성이 12월 2일 기점으로 다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FA 시장 2막에서 삼성이 다시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