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캡틴 손흥민(32)이 이제는 ‘토트넘 후배’가 된 양민혁(18) 챙기기에 나섰다. 양민혁의 재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많은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현지 언론과 팬들에게 당부했다.
17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스탠더드에 따르면 손흥민은 “양민혁은 프로축구 K리그1 데뷔 시즌에 12골을 넣고 많은 어시스트(6도움)도 기록하는 등 환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라면서도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는 겨우 마이키 무어(17·토트넘)와 비슷한 나이”라고 말했다. 2007년생 공격수인 무어는 이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까지 치른 주목받는 재능이다.
손흥민은 “모두가 무어를 사랑해 주는 것처럼, 양민혁이 왔을 때도 그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며 “재능 있는 양민혁이 우리 팀에 온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 그의 적응을 돕기 위해 나 또한 노력할 것이다. 다만 그에게 많은 부담을 주는 건 피해야 한다. 그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손흥민의 멘트를 전한 스탠더드는 “토트넘의 주장은 떠오르는 한국 축구 스타를 북런던에서 맞이할 준비가 돼 있지만, 팬들과 언론에 ‘많은 부담을 주지 말 것’을 촉구했다”며 “손흥민도 양민혁의 잠재력에 흥분하고 있지만, 잉글랜드와 EPL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영국 런던에 입성한 양민혁은 이적 관련 절차를 모두 마친 뒤, 내년 1월 1일부터 토트넘 선수로서 EPL 무대를 누빌 전망이다. 양민혁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강원. 런던 잘 도착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올해 7월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양민혁은 강원에서 시즌을 모두 마친 뒤 당초 내년 1월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구단 요청에 따라 더 일찍 런던으로 향했다. 당장 EPL에서 데뷔전을 치르기는 쉽지 않겠지만, 1월에 있을 5부리그 팀 탬워스와의 FA컵을 통해 유럽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양민혁은 전날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손흥민을) 많이 보지 못해서 ‘형’이라고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진 뒤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웃어 보인 뒤 “목표는 부상 없이 남은 반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남은 시즌 경기에 출전하고 포인트를 올리는 게 목표다. 따로 개수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