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오타니 쇼헤이가 나오지 말란 법 있습니까.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 초석을 잘 다지고 싶습니다."
배우 김승우가 아닌, 회장(당선인) 김승우로서 포부를 밝혔다. 한국리틀야구연맹 제7대 회장에 당선된 김승우 당선인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저는 비경기인이지만, 뼛속까지 '야구인'이라고 자부한다. 리틀야구의 발전을 위해 내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라고 전했다.
김승우는 지난 18일 화성 드림파크에서 열린 제7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 선거에서 153표 중 86표를 획득, 61표를 얻은 유승안 전 회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김승우 신임 회장은 2025년 1월 1일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리틀야구를 이끈다.
김승우 당선인은 ▲리틀야구 선수의 중학교 1학년 이중등록 문제 해결 ▲한-일, 한-타이완, 한-미 리틀야구 국제 교류전 활성화 ▲스폰서 유치 확대 ▲투명한 재정 운영 ▲선수 수급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리틀야구의 관심도를 높여 경쟁력을 제고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승우 당선인은 비경기인인 연예인이지만, 야구에 대한 애정만큼은 웬만한 야구인 못지 않다. 2005년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를 창단해 지금까지 활약 중이고, 2008년엔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사인 미즈노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2011년엔 일본 도쿄돔에서 현지 프로야구 OB팀과 친선 경기를 성사시키는 등의 국제 교류 실적도 있다.
김 당선인이 리틀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때부터였다.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계된 월드시리즈에서 한국 리틀 대표팀이 우승하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중계를 지켜본 김 당선인은 자신의 차남을 야구선수로 키울 생각을 할 정도로 리틀야구에 관심과 열정을 갖게 됐다.
김승우 당선인은 "당시 한영관 회장(3~5대) 시절 리틀야구가 성장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성과까지 낳았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선수가 대폭 감소하고 리틀야구의 경쟁력과 관심도가 이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이를 지켜 본 야구인으로서 선거에 나서 리틀야구의 성장을 이끌어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오랜 관심을 쏟은 만큼, 현안도 제대로 짚고 있었다. '공약 1호'로 내세운 '리틀야구 선수의 중학교 1학년 이중등록 문제 해결'이다. 김 당선인은 "리틀야구연맹은 세계리틀야구연맹의 제재를 받는다. 하지만 나라 별로 학기 시작 시점이 다르다. 미국은 9월 학기제인데 우리는 3월 학기제다. 세계연맹의 제도에 따르려면, 우리나라는 중학교(대한야구협회)와 리틀야구연맹 '이중 등록'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당선인은 "원래 중학교 1학년까지 리틀야구 출전이 가능했는데, 이중등록이 돼버리면 학부형으로선 회비를 양쪽에 내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6학년이 대부분인 팀 중에선 선수들의 중학교 진학으로 선수가 부족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해 빨리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여러 국제 교류전을 통해 리틀야구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고도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공약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미국과 일본, 대만 리틀야구와 국제 교류전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시야를 넓히고 배운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한국에서 오타니가 나오지 말란 법 있나. 야구의 손흥민, 이강인처럼 세계에서 뛰어놀 수 있는 월드클래스 선수들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리틀야구를 잘 만들어보겠다"라고 말했다.
김승우 당선인은 연예계와 야구계 등에서 쌓아 온 인적 네트워크도 과감하고 폭 넓게 활용하겠다고 전했다. 김 당선인은 "리틀야구 관심도가 높아지려면 기존 야구인뿐 아니라, 나나 다른 비야구인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장이 되는 순간부터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스폰서 유치 등에 힘을 쏟을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김 당선인은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의 감격을 마음에 새기고 새 출발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어린 선수들이 우승하고 마운드에서 세리머니를 하는데 가슴이 뭉클하더라. 다시 한번 그 우승의 순간을 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며 "더 나아가 성인 국제대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을 볼 수 있도록 리틀야구부터 초석을 잘 다져놓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