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 베어스가 해가 가기 전에 외국인 계약을 끝마쳤다. 그것도 3건이 아닌 4건이다.
두산은 19일 기존 계약자였던 토마스 해치(30)와 계약 해지와 함께 새 외국인 투수 잭 로그(28)와 계약을 발표헸다. 해치는 지난달 19일 두산이 계약을 발표했던 오른손 투수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상당하고,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카프에서도 뛰었다. 올해 NPB 1군 서적은 평균자책점 7.36에 불과하지만 2군 성적은 15경기 평균자책점 2.36으로 빼어났다. 최고 154㎞/h를 던져 KBO리그에서 통할 만한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계약 후 한 달 만에 양측 계약은 없던 일이 됐다. 건강이 문제였다. 두산은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해치의 몸 상태에서 불안 요소를 확인했다. 어깨 쪽이 문제였다.
두산으로서는 아찔한 기억이 떠오를 수 있는 일이다. 두산은 올해 외국인 투수들에 큰 기대를 걸었다. 지난해 13승을 기록한 라울 알칸타라, 11승을 기록한 브랜든 와델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팔꿈치 염좌로, 브랜든은 등 통증에 이어 왼쪽 견갑 하근 부분 손상으로 이탈했다. 단기 대체 선수로 영입한 시라카와 케이쇼도 팔꿈치 통증으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믿었던 선발진은 크게 무너졌다.
두산 관계자는 "아무래도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부상 문제로 고생했다. 그래서 이번 메디컬 테스트를 좀 더 촘촘하게 확인했다"며 "당장 부상은 아니었지만, 약간의 의심 요소가 있었다. 어깨 상태가 아주 좋진 않았다.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불안 요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불발은 됐지만, 빠르게 대안을 찾았다. 두산이 계약한 로그는 빅리그 통산 3시즌 19경기 3승 8패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했다. 올해 트리플A 24경기 평균자책점 2.69로 안정감을 보여준 투수다. 최고 147㎞/h 구속에 싱커, 체인지업, 커터, 스위퍼를 구사하는 기교파 왼손 투수에 가깝다.
신속하게 대안을 마련한 건 로그 역시 3순위 후보였던 덕이다. 1순위 콜 어빈, 2순위 토마스 해치와 빠르게 계약을 마친 상황에서 변수가 생기자 곧바로 로그와 접촉, 빠르게 대안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기존 계약들을 빠르게 마쳐놓은 덕분에 대안 마련까지도 어렵지 않게 찾은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로그가 마이너리그 계약과 KBO리그행을 두고 고민하다가 두산을 선택했다"며 "올해 현역 MLB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된 일이다. 이렇게 단기간에 계약을 마칠 수 있었던 건 구단 입장에서도 조금 놀라운 결과다. 담당 부서에서 협상을 잘해주신 덕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