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현겸(18·한광고)에게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AG)에 대해 묻자, 그는 진지한 태도로 이같이 말했다.
김현겸은 최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본지와 만나 2024년을 돌아봤다. 그는 2023~24시즌 후반기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김현겸은 지난 2월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에선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한국 남자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니어시절부터 장착한 트리플 악셀(3.5바퀴 점프)과 쿼드러플 토루프(4회전 점프)가 장기로 꼽힌다. 12월 기준 그는 남자 싱글 부문 ISU 세계랭킹 29위다.
김현겸은 “2024년은 전반기 많은 대회가 이어져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지금은 편한 마음가짐”이라며 “내년부터 중요한 시니어 무대가 연이어 열린다. 부담도 되지만, 선수로서 뜻깊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돌아봤다. 김현겸은 2025년 1월 종합선수권을 시작으로 2월 하얼빈 동계 AG, 3월 4대륙선수권 등 무대를 누빈다. 성적에 따라 세계선수권대회도 참가할 수 있다.
한국 남자 피겨 선수가 AG에서 메달을 딴 역사는 없다. 김현겸은 이번 대회에서 최초의 기록을 넘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기보단, 최대한 의식 안 하고 내 연기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그는 지금의 점프 성공률을 높이면서, 예술점수(PCS)도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는 “항상 대회 출전 뒤엔 내 경기를 돌려본다. 내 자신도 정말 보기 힘든 경기가 종종 있다. 결국 즐기면서 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큰 대회라도, 내가 피겨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겸은 AG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도 덧붙였다. AG 전망을 묻는 기자의 말에,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와 연관된 장소다. 태극마크를 달고 의미 있는 장소에 가게 돼 무게감이 느껴진다”라고 답했다. 어른스러운 답변에 기자가 놀라자, “국가대표로 역사적인 무대를 누빌 수 있어 영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현겸은 후반기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도 선보일 것이라 예고했다. 그는 “특별하진 않지만, 1월 종합선수권을 보시면 알게 되실 것”이라며 웃었다.
2025년을 앞둔 김현겸은 “AG가 처음이라 어떨지 감은 안 잡히긴 한다. 시니어 데뷔 후에도 막상 빙상장에 들어가니 느낌이 (주니어 때와) 완전히 다르더라. 내년 빙상장을 밟아봐야 실감이 나지 않을까”라며 “설레는 마음도 있다. 하얼빈 날씨가 추운 거로 알고 있는데, 나는 추위를 잘 안 탄다”라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