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수원 KT 에이스 허훈(30·1m80㎝)이 돌아왔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KT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새해 선물이다.
허훈은 지난 1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부산 KCC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20분 5초 동안 3점슛 3개 포함 11점에 7어시스트를 쌓으며 팀의 86-68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해 11월 중순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허훈은 재활 과정에서 발바닥 통증까지 느끼면서 복귀가 더 늦어졌다. 송영진 KT 감독에 따르면 허훈은 여전히 통증은 있지만, 더 나빠지진 않을 거란 소견에 선수 의지까지 맞물려 이날 깜짝 복귀전을 치렀다.
허훈 스스로 “몸 상태는 괜찮다”고는 하나 여전히 통증이 있고,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터라 컨디션이 올라오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경기 전부터 송 감독이 허훈의 출전 시간을 15분~20분으로 조절할 거라고 예고한 배경이었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 속에서도 허훈은 변함없는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승부처였던 3쿼터 결정적인 3점슛 2방으로 상대 추격 의지를 꺾더니, 4쿼터엔 스틸에 이은 속공 득점에 격차를 8점으로 벌리는 3점포까지 터뜨렸다. 경기 내내 치열했던 승부가 4쿼터 KT쪽으로 급격하게 기운 중심엔 단연 허훈의 맹활약이 있었다.
해결사 역할뿐만이 아니다. 허훈이 돌아오면서 덩달아 살아나기 시작한 선수가 있다. 역시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던 하윤기(25·2m3.5㎝)다. 이날 하윤기는 17점 5리바운드로 활약했다. 17점은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다.
1쿼터 주춤하던 하윤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도 허훈의 투입 이후였다. 1쿼터 단 2득점에 그쳤던 하윤기는 1쿼터 종료 59초를 남기고 허훈이 투입된 뒤 연속 골밑 득점을 터뜨렸다. 모두 허훈과 투맨 게임을 통한 득점이었다. 2쿼터 초반에도 허훈과 절묘한 호흡으로 KCC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린 뒤 덩크슛까지 연결했다.
경기력이 완전히 오른 하윤기는 이후에도 꾸준히 상대 골밑을 공략하며 득점을 쌓았다. KT가 승기를 잡은 4쿼터에도 2점슛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데 힘을 보탰다. 이날 허훈의 어시스트 7개 중 4개는 하윤기에게 향했다. 하윤기의 득점 절반가량이 허훈과 호흡에서 나왔다.
KCC전 전까지 3승 1패로 상승곡선을 타던 KT 입장에선 ‘허훈 복귀 효과’에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송영진 감독도 “허훈이 돌아오면서 확실히 공격적으로 숨통이 트였다”며 “그동안 몸이 안 올라왔던 부분도 있었지만, (하)윤기도 허훈과 픽 앤 롤을 통해 함께 살아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오는 3일 오후 7시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리는 안양 정관장전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