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들이 부진하면 바깥으로부터 (부정적인) 관심을 더 받곤 한다. 그 부담을 이겨내는 선수들이 스타가 되는 것 같다."
두산 베어스의 맏형 양의지(38)가 주장 완장을 찼다. 2010년 신인왕으로 '화수분 야구'의 일원이었던 그가 다시 세대교체를 바라는 두산의 선봉에 섰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마친 후 2025년 선수단 주장으로 양의지를 선임했다.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창단 기념식에 참석한 양의지는 "사실 작년에 (양)석환이가 잘해줘서 내가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코칭스태프가 내게 '주장을 해야겠다'고 하셔서 수락했다"라고 전했다.
양의지가 '두산 주장'을 맡은 건 처음이다. 그러나 캡틴이 처음은 아니다. 양의지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NC 다이노스에서 주장 완장을 찬 바 있다. 그때 경험이 있기에 양의지가 느낄 부담은 덜 하다. 양의지는 "선수들이 다들 잘하기 때문에 주장이 크게 도와줄 건 없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이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개인적으로 두산 주장을 맡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 영광이기도 하다. 처음 입단 당시 김동주, 홍성흔 선배님께서 주장을 맡으시곤 했다. 그분들을 보면서 야구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어린 선수들도 나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있을 거다. (내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6년 두산 입단 후 '무명의 유망주' 시절을 보낸 양의지는 경찰청 야구단 복무를 마친 뒤 2010년 주전 포수로 발돋움했다. 신인왕도 탔다. 양의지 이후 비슷한 또래들이 2010년대 중반까지 두산의 1군 주전을 꿰찼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3회 우승) 대업을 이루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두산은 또 한 번 세대교체를 노린다. 양의지는 "(올겨울) 전력 보강이 없었지만, 우리 팀은 지난해 가장 젊고 좋은 불펜진(평균자책점 4.54·1위)을 얻었다. 그 선수들이 지난해보다 더 강해지고, 성장할 것"이라며 "주장으로서 야수 후배들에게도 신경 쓰겠다. 팀 배팅 등에 대해 자세히 조언하겠다"고 했다.
양의지는 또 "어린 선수들이 부진하면 바깥으로부터 (부정적인) 관심을 더 받곤 한다. 그 부담을 이겨내는 선수들이 스타가 되는 것 같다"고 독려했다. 그는 "가령 김도영(KIA 타이거즈)도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러고도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우리 팀도 부담을 이겨낸다면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후배가 많다. 선배들이 그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주고,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