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송민규. 사진=프로축구연맹콤파뇨가 광주전에서 머리로 2골을 넣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콤파뇨요? 말컹 선수보다 좋죠.”
‘괴물 공격수’ 콤파뇨(29·전북 현대)에게 K리그 데뷔골을 선물한 송민규(26)가 이렇게 말했다. 여러 스트라이커를 상대하고 호흡해 본 송민규는 콤파뇨가 ‘최고’라며 엄지를 세웠다.
거스 포옛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달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K리그1 2025 2라운드 홈 경기에서 광주FC와 2-2로 비겼다. 포옛호 최전방 공격수인 콤파뇨의 큰 신장(1m95㎝)은 이날도 빛났다. 콤파뇨는 전반 21분 송민규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K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다. 팀이 1-2로 뒤진 후반 20분에는 전병관이 우측면에서 올린 볼을 헤더로 연결해 두 번째 골을 넣었다. 높이와 위치선정, 헤더 능력이 두루 빛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 유니폼을 입은 콤파뇨는 포옛호가 치른 공식전 4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모두 머리로 넣었다. 구단에서는 ‘헤더 몬스터’란 별명을 붙였다. 데뷔전이었던 포트FC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16강 1차전에서 2골을 낚아챈 콤파뇨는 이미 팬과 동료들로부터 믿음을 쌓은 분위기다. 혹자는 2017년부터 2년간 경남FC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말컹과 비교하기도 한다.
전북 현대 콤파뇨. 사진=프로축구연맹 광주전에서 이마 쪽이 찢어진 콤파뇨는 계속된 출혈로 인터뷰에 나서지 못했다. 대신 동료인 송민규가 ‘콤파뇨 효과’를 말했다.
송민규는 본지를 통해 “(콤파뇨의) 헤더는 나무랄 데가 없고, 키핑도 좋다. 성실하게 많이 뛰기도 한다. 물론 말컹도 정말 대단한 선수”라면서도 “우리 팀에 있는 콤파뇨를 치켜세우고 시즌을 계속 치르다 보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콤파뇨도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포옛호는 콤파뇨의 높이를 활용하기 위해 측면에서 크로스를 자주 올린다. 송민규를 비롯한 윙어와 풀백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송민규는 “리그에서는 (콤파뇨를 막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른 팀들이 이제 콤파뇨를 더 방해하지 않을까 싶다. 콤파뇨랑 계속 소통하면서 그런 부분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콤파뇨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다른 선수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박진섭(왼쪽)과 송민규. 사진=프로축구연맹 ‘콤파뇨 찬양론’을 펼친 송민규는 “나도 살이 2㎏ 정도 빠지고 나서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있다. 아직 내가 생각했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더 향상해서 골과 도움을 계속 올려야 한다”고 자기를 다그쳤다.
또 다른 목표는 팀의 명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지난해 K리그1 12개 팀 중 10위에 그친 전북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끝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당시 전북이 자랑하던 위닝 멘털리티가 실종됐다는 평이 주를 이뤘는데, 올해 치른 공식전 4경기에서 무패(3승 1무)를 질주 중이다. 무엇보다 지난 2경기에서 그랬듯 선제 실점해도 따라붙는 힘이 생겼다는 게 호재다. 포옛 감독은 선수들이 광주전에서 비긴 뒤 패한 듯 분노한 것에 만족을 표했다.
송민규는 “작년에는 지고 있다가 비기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비기면 모든 선수가 화를 내는 것 같다. 예전 전북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면서도 “(명성을 되찾겠다는) 목표로 나아갈 것이다. 설레발은 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말 목숨 걸고 할 정도로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아직 낙관은 이르지만, 올해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왕의 복귀’가 될 수 있다. 송민규는 “올 시즌 목표는 무조건 우승하는 것이다. 리그와 ACL2를 바라보고 있다. 공격포인트 커리어 하이를 찍는 게 개인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