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타 3개가 모두 피홈런이다. 약세를 부정할 수 없다.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 앞에 선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롯데는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3-2로 승리, 개막 시리즈 2연패를 끝고 2025시즌 첫 승을 거뒀다. 2-2 동점이었던 연장 11회 초 윤동희가 내야 안타와 상대 야수 송구 실책으로 2루를 밟았고, 후속 타자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나섰다. 손호영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리드를 만들었고, 이어진 수비에서 박진이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며 세이브를 올렸다.
롯데는 정규이닝 안에 승부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2-1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레디아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맞았다. 불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에서 볼넷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정면 승부를 했지만, 가운데로 들어간 포심 패스트볼이 통타 당했다.
김원중은 이어진 상황에서 오태곤과 이지영을 각각 삼진과 1루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25시즌 첫 등판에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전 3시즌(2022~2024) 김원중은 총 171이닝 동안 피홈런 11개를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KT 위즈전에서는 1개도 내주지 않았다.
김원중이 유일하게 홈런 2개 이상 내준 타자가 에레디아다. 그는 2023시즌 KBO리그에 입성한 에레디아와 8번 승부해 허용한 안타 3개 모두 홈런이었다.
에레디아 입장에선 KBO리그에서 친 홈런 34개 중 3개, 약 10%를 김원중으로부터 뽑아낸 것이다.
마무리 투수가 홈런을 허용했으니, 경기 흐름도 요동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월 24일 인천 경기에서는 김원중이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롯데가 0-6에서 9회 초에만 6득점하며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나왔다. 같은 해 7월 31일에도 10-7로 앞선 상황에서 동점 스리런을 허용했다.
김원중은 특유의 '탭 댄스' 투구를 버리고, 이전보다 빠른 승부를 하고 있다. 이런 경우 대체로 타자가 불리하다. 25일 경기에서 보여준 김원중의 구위와 제구력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천적을 상대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놓였고, 결국 스트라이크를 1개 더 잡기 위해 던진 공이 공략 당했다.
롯데 입장에서 다행인 건 앞서 김원중이 에레디아에게 홈런을 맞은 두 경기는 모두 패했지만, 25일 경기에서는 이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