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들이 시련 속에서 훌륭한 자양분을 쌓았다. NC 다이노스의 2년차 투수 '미떼소년' 목지훈과 삼성 라이온즈의 1라운드 신인 '좌완 파이어볼러' 배찬승이 27일 대구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목지훈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했다. 목지훈은 8살이었던 2011년, 김성근 감독과 핫초코 CF를 함께 촬영한 것이 화제가 돼 '미떼소년'으로 유명세를 탄 프로 2년 차 선수.
이날 목지훈은 평균 시속 149km/h의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섞어 삼성 타선을 돌려세웠다. 프로 2년차 투수 치고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변화구로 삼성 타자들을 돌려 세웠다. 올 시즌 홈런 1위(11개·27일 경기 전 기준) 삼성의 강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다.
옥의 티가 있었다면, 역시 보크였다. 이날 목지훈은 두 개의 보크를 범했고, 보크로만 2실점했다.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보크를 기록했다. 2-0으로 앞선 1회 2사 2·3루, 세트 포지션에서 뒷발을 빼다 3루 주자의 진루를 허용했고, 이후 흔들리면서 볼넷과 보크 의심, 폭투를 차례로 범하면서 동점을 내줬다. 4-3으로 앞선 1사 3루에서도 같은 보크를 범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보크 이후 볼넷도 똑같았다.
NC 목지훈(20번)을 격려하는 김주원과 도태훈. NC 제공NC 목지훈. NC 제공
결국 목지훈은 4-4 동점 상황인 5회 시작 전에 강판돼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기회를 잡았다. 무엇보다도 팀 동료와 형들이 점수를 역전시켜주면서 승리까지 낚았다. 만약 목지훈의 동점 허용 이후 팀이 패했다면, 그 부담은 목지훈에게 온전히 전가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료들이 점수를 뒤집어 주면서 부담을 덜었다. 자양분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상대 팀 삼성의 불펜 투수 배찬승도 소중한 경험을 했다. 배찬승은 지난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최고 시속 155km의 공을 던지며 성공적인 프로 데뷔전(1이닝 무실점 홀드)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사흘을 쉰 배찬승을 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부터 그의 경기 투입을 시사했다. 마침 이날 팀이 5-4로 앞서 있던 6회 홀드 상황에 배찬승이 나왔다. 두 번째 홀드를 기대할 만한 무대였다.
기대대로 배찬승은 이날 150km/h 초반의 공을 힘차게 던지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첫 타자 김휘집에게 빠른 직구 뒤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하지만 천재환과의 승부에서 꼬이기 시작했다. 대타 천재환에게 안타를 내준 배찬승은 권희동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면서 흔들렸다. 두 타자 모두 1-2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맞으며 출루를 허용했다.
삼성 배찬승. 삼성 제공
이후 배찬승은 자랑하던 강속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주원에게 볼넷을 내준 배찬승은 손아섭을 152km/h 포심 패스트볼로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냈으나, 강타자 맷 데이비슨을 상대로 직구 4개가 모두 빗나가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5-5 동점을 내줬다. 신인인지라, 위기관리 능력에선 아직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배찬승은 여기까지였다. 오른손 파이어볼러 이재희가 마운드를 이어 받았다. 적시타가 나온다면 패배와 배찬승의 자책점까지 모두 올라갈 수 있던 상황. 실제로 그렇게 됐다면 배찬승이 받을 마음의 짐 또한 커졌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재희가 강타자 박건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배찬승은 더그아웃에 돌아온 이재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이재희가 배찬승을 꼬옥 안아주고 격려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27일 대구 NC전에서 배찬승을 위로하는 이재희. MBC스포츠플러스/티빙 중계화면 캡쳐
시련을 겪었지만 이제 막 프로 무대를 밟은 젊은 피들이다. 이날의 소중한 경험이 훗날 두 선수에게 어떤 자양분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