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KIA는 올 시즌 초반 가시밭길을 걷는 중이다. 내야 핵심 자원인 3루수 김도영에 이어 유격수 박찬호마저 부상으로 이탈, 이범호 감독의 선수단 운영 구상이 크게 흐트러졌다. 이 감독 스스로 "꼬였다"라고 자평할 정도로 녹록하지 않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결국 주전이 빠진 자리를 백업이 채워야 하는데 '키맨'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김규성이다.
김규성의 31일 기준 성적은 타율 0.400(20타수 8안타) 4타점이다. 출루율(0.455)과 장타율(0.450)을 합한 OPS가 0.905로 준수하다. 지난 2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 27일 키움전부터 4경기 연속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중인데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침체에 빠진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 시즌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규성. KIA 제공
이범호 감독은 김규성에 대해 "원래 좋은 수비 재능을 가진 친구"라며 "(백업 비중이 컸던 선수인데) 지금은 1회부터 9회까지 풀로 다 뛰는 상황이어서 실수(실책 2개)가 나오기도 한다. 그런 부분이 생기기도 하지만 규성이는 찬호가 돌아오는 시점까지 계속 (유격수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멀티 내야수인 김규성은 박찬호가 복귀하면 3루수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찬호가 돌아왔을 때는 도영이가 돌아오는 시점까지 3루를 시키면서 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김규성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전체 63순위로 타이거즈에 지명됐다. 2020년 1군에 데뷔, 주로 백업으로 활약이 미미했다. 지난 시즌 1군 성적도 27경기 타율 0.250(12타수 3안타)에 머물렀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다가도 1군만 올라오면 얼어붙었다. 워낙 팀의 내야 입지가 단단한 상황이어서 출전 기회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약간 다르다.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채우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호쾌하게 스윙하는 김규성의 모습. KIA 제공
이범호 감독은 "수비에서는 좋은 걸 가지고 있었는데 공격이 어떨지 고민스러웠다. 지금은 공격도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며 "규성이가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을 해줘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