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제공
“작품 속 제 모습을 상상했을 때 꼭 하고 싶은, 끌림이 명확한 작품이었죠.”
배우 신민아가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신민아는 드라마 공개 후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도전하고 참여한 것 자체로 의미가 큰 작품이었다. 근데 또 이렇게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다”며 해사하게 웃었다.
‘악연’은 동명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4일 공개된 드라마는 범죄 스릴러물이란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 사흘 만에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5위(넷플릭스 투둠 기준)에 오른 데 이어 2주 차에 2위로 상승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땐 신선함이 컸어요. 초반 캐릭터들은 이름도 없고 누가 주인공인지 알 수가 없었죠. 뒤가 궁금하고 예측이 안 됐어요. 당시에 제 캐릭터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였는데도 웬만하면 해야겠다 싶을 정도로 재밌었죠. 진짜 눈도 안 깜빡거리고 읽었어요.”
신민아는 6명의 주인공 중 마지막 에피소드를 담당하는 주연을 연기했다.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외과 의사로,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상처의 악연’과 마주하며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캐릭터다.
“연기가, 포지셔닝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께서 주연은 피해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에너지, 결이 달랐으면 하셨죠. 그래서 매 신 고민이 됐어요. 특히 주연은 감정 표현이 많은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감정을 안으로 삭이는 캐릭터죠. 근데 그 감정을 또 너무 숨기면 보이지 않으니까 그 균형을 잡는 데 신경을 썼죠.”
시각적 이미지에도 공을 들였다. 신민아는 “의사지만 보기에 어딘가 사연 있어 보이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그게 단순히 피폐한 모습은 아니었다”며 “레퍼런스 역시 콘트라스트가 강한 인물이 많았다. 그런 부분을 살리고자 촬영, 조명 감독님이 장비를 많이 만져주셨다”고 설명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엔딩에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악연’은 권선징악 구조를 취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수물의 전형을 따르지는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가해자가 벌을 받긴 하나 그것이 피해자의 응징은 아니다.
“물론 주연이 복수했다면 더 시원했을 수 있죠. 그래서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도, 카타르시스가 약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지금의 엔딩이 ‘악은 선을 이길 수 없다’는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잘 전달하는 듯해요.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온다는. 저도 보면서 나쁜 짓하면 안 되겠다 싶었죠.(웃음)”
직접적인 복수가 불발되면서 주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의 유일한 ‘선’(善)으로 존재하게 됐다. 하지만 정작 신민아는 ‘악’(惡)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신민아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본 받았을 땐 ‘나도 악한 사람인가’ 기대됐다. 근데 아니었다”며 웃었다.
“지금까지 악역이 한 번도 안 들어왔어요. 아무래도 갖고 있는 이미지 영향이 크지 않나 싶어요. 감독님들이 제게 원하는 이미지, 연기도 있으실 테고요. 다만 기회가 된다면 악역은 정말 꼭 해보고 싶어요. 항상 기회를 기다리고 있죠.”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이냐고 묻자 신민아는 그렇다고 했다. 오랜 시간 그의 이름 앞을 지키고 있는 ‘러블리’, ‘로코퀸’ 등의 수식어가 싫은 건 아니지만, 이제는 새로운 타이틀도 달아보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아마 모든 배우가 너무 같은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닌가 고민할 거예요. 배우라면 다양한 장르에서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 갈망이 있을 테니까요. 기존 이미지도 물론 너무 감사하지만 좋은 기회가 있다면 도전하고 싶은 거죠. 저 역시 그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신민아는 차기작도 스릴러로 준비했다. 이번엔 영화로,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는 중이다. 신민아는 “스릴러라는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악연’에 이어 또 스릴러 작품을 하게 됐다”며 “거기서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