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김보섭. 사진=프로축구연맹 ‘인천의 아들’ 김보섭(27·인천 유나이티드)이 부활을 다짐했다.
김보섭은 지난 8일 부천FC1995전(1-0 승)을 마친 뒤 본지를 통해 “지난해 큰 부상을 당하면서 걷는 거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함을 느끼면서 팀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꾸준히 기대를 받은 김보섭은 지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골절됐고, 5월에야 피치를 밟았다. 지난해 성적은 예년만 못했다. 윙어인 그는 K리그1 23경기에 나서 1골 3도움을 올리는 데 그치며 팀의 강등을 지켜봐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김보섭은 지난 3월 29일 부산 아이파크전(1-1 무)에 선발 출전한 뒤 두 달 넘게 교체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71일 만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을 돌아본 김보섭은 “지금까지 인천에 있으면서 해왔던 축구와 윤정환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축구가 (달라서) 뭔가 확신이 없었다.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는데, 밖에서 경기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개 하프 스페이스(경기장을 세로로 5등분 했을 때 중앙과 양 측면을 제외한 공간)에서 찬스를 노렸는데, 윤정환 감독 부임 이후 측면에 넓게 벌려 서서 플레이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인천 김보섭. 사진=프로축구연맹 인천 ‘성골 유스’인 김보섭은 2017년 고교 졸업 후 곧장 프로 무대를 밟으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어느덧 프로 9년 차에 접어들었으나 기량이 만개하길 기다리는 처지다. 물론 정점에 오를 여전한 자신감이 있다.
커리어를 돌아보며 “기대만큼은 안 온 것 같다”고 말한 김보섭은 “군대 동기인 (전)진우나 (오)세훈이와 항상 조언을 주고받으면서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해준다. 친구들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생기고,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보섭보다 1살 어린 전진우는 커리어 내내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난해 전북 현대 이적 뒤 ‘인생 역전’을 이뤘다. 이번 시즌 K리그1 17경기에서 11골을 몰아치며 이달 축구대표팀에 처음 승선했다. 오세훈(마치다) 역시 꾸준한 활약으로 대표팀 주전 9번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인천 김보섭. 사진=프로축구연맹 한때 집 벽에 화이트보드를 걸어두고 목표를 썼던 김보섭은 적어둔 목표를 보고 출근하는 게 루틴이었다. 지금은 그 화이트보드를 치워버렸다. 그는 “아내가 걸리적거린다며 본가에 갖다 놓으라고 하더라”고 웃으면서 “그래서 지금은 스스로 리마인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섭은 “내가 잘하면 (윤정환 감독이) 기회를 주시는 거고, 나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같은 위치에서 뛰는 바로우에게 ‘크로스가 왜 이렇게 좋냐’며 자주 묻는다. 많이 배우고 있고, 이런 시간이 더 성장할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밝은 내일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