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영화 팬들 사이에서 하나의 ‘밈’이 되어버린 변성현 감독 작품 후기 짤이 오랜만에 ‘끌올’됐다. 신작 ‘굿뉴스’에 대한 평가인데, 이번엔 호평 범위가 덕후들을 넘어섰다.
2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굿뉴스’는 지난 17일 공개 후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영화’에서 나흘 연속 1위를 유지 중이다. 신작 공개 효과, 이른바 ‘오픈빨’도 있지만 호평이 쇄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오리지널 영화에서 유독 박한 평가를 받으며 맥을 못추리던 넷플릭스에 모처럼 ‘효자작’이 탄생할 거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굿뉴스’의 인기 요인은 명확하다. 잘 쌓은 서사와 빈틈없는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완벽하게 맞물렸다. 영화는 1970년 요도호 납치 사건을 모티프로, 각기 다른 속내를 품고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메가폰을 잡은 변성현 감독은 하이재킹, 더블 하이재킹, 모래성, 배드뉴스, 굿뉴스 등 총 5개 챕터로 나눠 서사를 빈틈없이 꾸렸다. 여기에 매치컷 등 화면 구도를 적극 활용한 연출과 편집으로 타임라인을 흥미롭게 조율한 변 감독은 그 끝에 사상과 이념, 나아가 믿음과 삶에 대한 꽤나 철학적인 질문을 남긴다.
‘굿뉴스’ 스틸 / 사진=넷플릭스 제공
실화 자체로 흥미를 유발하는 작품이지만, 단순 사건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호평 이유로 손꼽힌다. 변 감독은 하이재킹의 긴장감 위에 블랙코미디의 아이러니를 덧입혀, 국가 권력과 체제의 모순을 위트있게 해부한다. 특히 현실을 빗댄 상징과 풍자, 예컨대 영부인 캐릭터나 권력자의 볼펜 세우기 장면 등으로 관객에게 ‘웃픈’ 재미를 안긴다.
설경구를 필두로 홍경, 류승범, 야마다 타카유키, 카사마츠 쇼, 야마모토 나이루 등 이미 각국에서 연기력을 증명받은 한일 대표 배우들은 각자의 리듬으로 극을 이끈다. 이들의 호연은 절박한 비행기 내부와 상황을 관망하는 지상 작전본부의 대비를 극대화하며, 영화의 핵심 정서를 강조한다.
다만 시대 풍자가 가미됐다는 점은 어떤 지점에서 ‘굿뉴스’의 허들이기도 하다. 장르 특성상 ‘굿뉴스’는 사회·정치적 배경지식 또는 이해도에 따라 재미가 배가되는 작품으로, 북미 등 글로벌 시장까지 선점하지는 못했다. 다만 공개 첫날 넷플릭스 전체 영화 부문 22위(플릭스패트롤 기준)로 출발했던 순위는 하루 만에 14위로 큰 폭 상승하며 ‘뒷심’을 예고했다. 톱10 진입국가도 이틀 새 5개국 늘었다.
뜨거운 글로벌 평단의 반응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14일 폐막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 전 세계에 최초 공개된 ‘굿뉴스’는 지금까지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작품이 공식 공개됨에 따라 리뷰수가 늘고 있지만, 흔들림 없는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버라이어티는 ‘‘길복순’의 감독이 선보이는 도쿄에서 평양으로 예기치 못한 우회로 - 날카로운 정치풍자극’이란 제목으로, ‘굿뉴스’를 조명했으며, 인디와이어는 “136분이란 러닝타임 동안, 비행시간보다 활주로 이용 시간이 더 긴 것이 용납될 만큼 익살스럽고 반전이 있으며 스타일리시하다”고 극찬했다.
스크린인터네셔널 역시 “장르를 뒤섞고, 톤을 혼합한 스릴러 코미디로, 변 감독 작품 중 가장 야심 찬 영화”라고 치켜세웠다. 넥스트베스트픽쳐스는 “변 감독은 영화의 코믹한 톤을 확고히 유지하면서도 서스펜스 넘치는 순간들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연출하고, 에너지 넘치는 서사를 만들어낸다. 그의 코미디 감각은 출연진들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배우들 모두 영화의 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