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로 이적하며 선수 인생의 2막을 연 베테랑 슬러거 김재환(38)이 한결 가벼워진 마음을 전했다. 김재환은 19일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사실 부담이 컸는데 팀을 옮긴 뒤 처음으로 그 부담이 사라졌다"며 "뭔가 잘해야 된다는 것보다 새로운 팀에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커 (부담을 느낄) 겨를이 없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김재환은 KBO리그 겨울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2021년 12월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자유계약선수(FA) 잔류 계약을 체결하면서 '4년 계약(최대 115억 원)이 종료되는 2025시즌 이후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되,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는 조항을 포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당 조항에서 명시된 '자유계약선수'는 FA 등급에 따른 보상 규정이 적용되는 일반 FA와 달리 조건 없는 방출 형태다. 이에 따라 이적 시 선수 영입 구단에는 별도의 현금 또는 선수 보상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지난달 5일 SSG와 2년 계약한 김재환(오른쪽)이 김재섭 SSG 랜더스 대표이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SG 제공
실제 두산과의 우선 협상이 결렬된 김재환은 SSG와 2년 최대 22억원(계약금 6억원, 총연봉 10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했다. FA 등급제를 무력화한 일종의 '꼼수 이적'이라는 비판 속에 유니폼을 바꿔 입은 그는 "더 이상 (결과에)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 마음이 너무 컸다"며 "그러다 보니 이런 선택(이적)까지 한 거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재환은 넓은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통산 276홈런을 기록했다. 2018년 홈런왕에 오른 그는 노쇠화 기미를 보였던 지난 시즌에도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13개)을 때려내며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타자 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와의 궁합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특히 통산 홈런 1위 최정(518홈런)과의 시너지 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재환은 "구장 크기가 작아졌다고 해서 퍼포먼스가 더 나올 거라는 기대를 하면 힘이 들어가고 경직될 수 있다. 나만 잘하면 더 바랄 게 없다. 긴장을 조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4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김재환이 2루타를 치고 출루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2024.07.14/
이숭용 SSG 감독은 "타격에 소질이 있던 선수여서 (전력이) 좀 더 극대화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김재환은 "다른 건 없다. 작년에도 워낙 (팀이) 좋은 성적을 냈다. 올 시즌에도 더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다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