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진 제작자 문성환 CEO 스튜디오 명불허전 대표, 홍진우 CEO 우유 미디어랩 대표가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10.07/
“AI 로진의 가장 큰 정체성은 ‘절대 팬과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사람에게 상처받은 대중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을 주는 아티스트로서, 가요계와 AI 산업이 상생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AI는 이제 K팝 엔터테인먼트의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인간 아티스트 중심의 가요계가 과도한 제작비와 계약 분쟁, 인적 리스크 등으로 흔들리는 시점에서 기술과 매니지먼트의 상생 모델을 제시하는 가상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최근 AI 아티스트 로진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30년 베테랑 매니저 출신 제작자 문석환 스튜디오 명불허전 대표와 연출·영상 제작자이자 작곡가 홍진우 우유미디어랩 대표를 만나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부터 앞으로의 비전까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I 로진. 사진제공=우유 미디어랩
AI 아티스트 로진은 지난 8월 19일 싱글 ‘너의 고막으로 닿았으면 해’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외형 중심의 버추얼 아티스트에서 벗어나 음악성과 공감에 집중하는 AI 뮤지션이다. 이후 지난 19일 최초 공개된 싱글 ‘티가 티가 나나요’ 뮤직비디오는 한 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했다.
문 대표는 “사람 연예인을 만들고 성공시키는 과정에서 겪은 배신과 상처, 막대한 유지비와 법적 소송의 리스크를 해결할 최선의 대안이 바로 AI였다”며 “기존 매니지먼트의 한계를 극복하고 좋은 콘텐츠를 대중에게 지속가능하게 선보일 수 있는 새 그릇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AI 로진 프로젝트는 기획부터 데뷔까지 약 8개월이라는 밀도 높은 준비 기간을 거쳤다. 당초 홍 대표가 시티팝 장르의 데모곡 7개를 만들고 초기 캐릭터를 구상했던 것이 출발점이었다. 이후 문 대표가 합류하면서 전구에 불이 켜지듯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탔다. AI 로진 제작자 문성환 CEO 스튜디오 명불허전 대표가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10.07/
캐릭터 탄생과 브랜드 메이킹 과정에는 정교한 전략이 숨어있다. 문 대표는 ‘로’가 이름에 들어가면 흥행한다는 가요계 속설에 착안해 이름을 ‘로진’으로 확정했다며, 특히 “블랙핑크 로제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외모 디자인에 대해 홍 대표는 “차갑고 완벽한 AI 특유의 대칭성보다는 인간적인 매력과 중성적인 세련미, 비대칭의 미학을 살리기 위해 미세한 눈매와 콧선 리터치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플랫폼과 마케팅의 문호도 기존 아이돌 시장과는 차별화된다. 2~3주 단기 활동에 그치는 기존 가요계 공식에서 벗어나, 숏폼과 SNS, 패션 매거진, 뷰티 브랜드 광고, 해외 시장 및 다양한 소통 플랫폼까지 폭넓게 타깃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로진은 데뷔 후 팬층의 형성부터 AI에 대한 거부감, 호기심 어린 시선까지 다채로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악플이나 나쁜 피드백도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하며 로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댓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사람 아티스트라면 상처받을 일도 AI이기에 오히려 긍정적인 에너지로 환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진우 CEO 우유 미디어랩 대표가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10.07/
특히 두 사람이 준비 중인 ‘정산 100% 사회 환원(기부)’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문 대표는 “가상 아티스트 특성상 본인 명의의 통장을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착안해, 출연료 및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기부함으로써 AI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을 줄이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겠다”며 “조만간 첫 정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로진은 20대 대학생이라는 기본 프로필을 지니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 노인 연기나 중·고등학생 연기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에이징’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시공간과 나이의 한계를 초월한 확장성을 지닌 셈이다.
그렇다면 제작 과정에서의 기술적 한계와 극복 과제는 어떨까. 홍 대표는 “프롬프트 입력 시 원하는 결과물이 랜덤으로 나오는 어려움이 있지만, 최신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며 고민한 만큼의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다”며 “실제로 데뷔곡이 기술 발전을 다 담지 못하자, 후속곡은 공개 4~5일 전까지 최신 기술을 쏟아부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AI 로진 제작자 문성환 CEO 스튜디오 명불허전 대표, 홍진우 CEO 우유 미디어랩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10.07/
문 대표는 기존 엔터 업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폐해를 지적하며, 이번 시도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다수의 톱스타들을 매니지먼트하고 앨범 제작과 캐스팅을 맡으며 30년간 엔터 바닥을 지켰습니다. 기존 기획사들은 까탈스러운 아티스트 관리, 해외 로케 및 헤어·메이크업 비용, 수억 원에 달하는 뮤직비디오 제작비, 소송 위험이라는 엄청난 진입 장벽을 안고 있습니다. 반면 AI 로진은 제작비 외의 불필요한 지출이 없고 매니저의 오랜 고충을 한 방에 해결해 줍니다.”
두 사람은 풍부한 현장 경험과 최첨단 AI 기술을 결합하여 향후 차기 프로젝트까지 적극적으로 확장할 청사진을 그려내고 있다. 로진의 음악 방송 출연, 오는 12월 크리스마스 캐롤 발매, AI 드라마 제작 등까지 준비 중이다.
문 대표는 “AI 아티스트는 대중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고질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라며 “로진을 시작으로 K엔터테인먼트와 AI 기술이 함께 발맞춰 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