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컸다! 아역 시절부터 유명세를 치른 배우 여진구(19)가 어엿한 성인 배우로 자연스러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영화 '대립군(정윤철 감독)'을 통해 전공과목이라 할 수 있는 사극 장르를 다시 한 번 택했고,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탐낼만한 광해 캐릭터를 여진구만의 색깔로 소화했다.
성적은 다소 아쉽지만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 열연에 반기를 들 수는 없다. 지금도, 여전히 성장 중인 여진구는 흥행 그 자체보다 배우로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하다. 낙천적인 성격은 여진구의 도전 의지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도 하다.
드라마·영화를 막론하고 종횡무진 활약 중인 여진구는 또래 배우들처럼 청춘물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연기 외에 딱히 마음을 쏟고 있는 관심사는 없다며 천생 배우의 면모를 뽐냈다. 운전·음주 등 미팅 빼고는 다 해봤다며 해맑게 미소짓는 여진구에 신뢰감을 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자연스럽게 성인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절대 자만하는 느낌은 아닌데 아역에서 성인배우로 이미지 탈바꿈을 위해 막 엄청 힘들게 애써 노력하고 있지는 않다. 마음가짐 자체가 내 상황을 인정하기 때문인 것 같다."
- 받아들인다는 뜻인가.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던 것은 사실이고, 칭찬을 받았기 때문에 그 작품들과 캐릭터 역시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잘 한다면,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그 때 그 때 나에게 맞는 작품을 자연스럽게 선택한다면 관객 분들도 익숙하게 받아들여 줄 것이라 생각한다."
- 아역 이미지를 벗고 싶은 마음은 없나.
"절대. 굳이 지워내고 싶지는 않다. 난 나도 잘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내 연기를 봐주신 분들에게 추억이 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 모습도 나고, 앞으로 선보일 내 모습도 나니까. 솔직히 행운이 많이 따라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서 더 기분좋게 연기하고 있다."- 최근 상반신 복근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아 그건 일화가 있다. '잘 컸어요'라고 보여주기 위함은 아니었다. 하하. 운동을 시작했고 하고있는 것은 맞는데 이제 막 시작한 초보 단계다. 그래서 몸이 예쁘지 않다. 기반을 다지고 유지해야 다음에 예쁘게 잡힌다고 하더라. 부족하고 아쉬운 느낌이 있었는데 하고 있으니까 신난 마음에 감독님께 '다이어트 하고 있어요'가 아니라 '운동하고 있어요'라고 말해 버렸다."
- 갑자기 만들어진 신인가.
"맞다. 예정에 없던 장면을 급하게 만들어 주셨다. 진짜 찍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급하게 준비했다. 아직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노력 중이다."
- 데뷔 12년 차다. 공허함을 느낀 적은 없나.
"뭔가 텅 빈 것 같은 느낌은 다행히 아직 없는 것 같다. 흔히 대중 앞에서 화려하게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공허함이 생긴다는데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감당하지 못할 수준까지 가지는 않았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마인드컨트롤을 잘하고 있는 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고난의 시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 그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다.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 어깨에 많은 짐울 짊어 지었다는 생각도 해 본 적 없나.
“운동하면서 무거운 무게가 느껴진 적은 있는데.(웃음) 내가 성격이 단순하고 눈치가 없다. 심하게 낙천적이다. 그래서 딱히 막 무게에 짓눌린다는 느낌은 느껴보지 못했다." - 감정소모 많은 작품을 하고 난 후에는 어떤가.
"고독하고 차가운 연기를 하고 나면 오히려 일상에서는 더 밝아진다. 지방 촬영을 가면 꼭 그 지역을 둘러본다. 시간내지 않아도 여행하는 기분이다. 그렇게 휴식을 취한다. 마음먹고 길게 떠나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 12년을 활동했고 성인이 됐다. 달라진 변화가 있다면,
"벌써 시간이…. 하하. 확실히 현장이 익숙하기는 하다. 하지만 연기가 편해지지는 않았다. 더 어렵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구 수 만큼 연기도 존재하는 것 같다. 그 인물들을 다 만나보기 전까지는 계속 어렵지 않을까. 환경이 변해도, 연기력이 달라져도 연기에 대한 마음의 변화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