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일년에 몇 번 하기도 힘든 특집을 거의 매회 시도하며 지난 11년간 '무한한' 도전을 해 왔다. '국민 예능' 자리를 10년 넘게 지켜왔다는 점에서 그간 프로그램에 쏟은 몰입과 치열함이 고스란히 읽힌다. 물론 특집 아이템들이 모두 대박을 터트리는 건 아니다. 실패할 때도 있고 제작진으로서 아쉬움이 남을 때도 있다.
김 PD는 "성공도 실패도 모두 즐겁다"면서 진정으로 '무도'를 즐기고 있었다. 11년 동안 공동 연출진, 작가, 스태프들과 함께 이끌고 올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재미'를 꼽았다. "재미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할 수 없었을 거다. 늘 '뭘하지?'란 즐거운 고민을 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신선하고 재밌게, 뻔하지 않게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 김 PD에게도 '무도'는 11년째 이어온 '도전의 장'이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16년 만에 재결합한 젝키가 '무도'를 은인이라고 표현하면서 출연 의사를 밝혔다. "서로한테 윈윈이 되는 아이템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들을 불렀을 때 우리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서로한테 도움이 될 때 불러야 하지 않나. 젝키 덕분에 '무도' 제작진 역시 재밌었다."
-장항준 감독이 경외심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 "포장이다.(웃음) 열악한 작업 환경이나 작업량 자체가 많다는 얘기인 것 같다. 함께 작업해 정말 좋았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영화감독이나 다양한 장르에 계신 연출자나 제작진에게 직접 '무한도전'을 맡겨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섭외가 쉽지 않았다. 90분짜리 콘텐트를 일주일 안에 찍는 것을 두고 자신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장항준 감독은 버라이어티·영화·드라마 등을 모두 경험한 사람이다.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무한상사'가) 다음에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모른다." -박명수와 방탄소년단의 협업 제의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그때 확실하게 답을 못했던 게 박명수가 생각하는 '열심히'와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열심히'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협업 제의와 관련해 긍정적인데 우리가 자신이 없다.(웃음) 유재석은 엑소와 연습할 때 카메라도 못 오게 할 정도로 집중해서 열심히 했다. 아이돌 댄스라 엇박자도 많고 잔동작도 많았다. 어떨 때는 감각적으로 소화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단기간에 연습으로 채우기엔 힘든 부분이다."
-'무도'에서 가장 어려운 건 무엇인가. "'어렵다'는 표현보다는 고민이 제일 많은 부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제작진 입장에선 콘텐트의 완성도가 떨어질 때가 가장 고민이다. 그 이유가 인물의 부재일 수도 있고 주제가 선명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기본적인 전제는 '항상 재밌다'다.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보이고 싶다는 욕심과 콘텐트에 대한 브랜드 자부심으로 견뎌왔는데 좋아하는 분들께 부끄러움을 드리면 안 되지 않나." -이직설이 끊이지 않는데 진실을 말해달라. "방송사들의 마케팅을 위한 전략일 수 있다.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는 한 나태하게 하는 건 옳지 않다. 어딘가에 끝이 있겠지만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난 '무한도전'이 즐겁고 재밌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한도전'은 나 혼자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공동 연출진, 작가, 스태프들의 공로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덕분에 프로그램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이들의 공로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